▶쓰레기 소각장의 무한한 변신 ‘부천 아트벙커 B39’

부천 ‘아트벙커 B39’는 지난 2018년 6월 개관했다. 아트벙커 B39는 당초 경기도 중동신도시와 함께 만들어진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이 곳은 지난 1995년부터 하루 200t 쓰레기를 처리했다. 소각장이 그렇듯, 이 곳 역시 ‘골칫덩어리’였다.

그러던 중 ‘다이옥신 파동’이 터졌다. 당시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이 곳 소각장에서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다이옥신을 뿜어냈다.

이후 시민들은 격렬한 환경운동을 벌였고, 2010년 소각장은 완전히 폐쇄됐다.

그 후 8년, 소각장은 류호봉 ㈜ 노리단 대표를 만나 문화예술공간 ‘아트벙커 B39’로 탈바꿈했다.

 

▶류효봉 아트벙커 B39 대표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민간 컨설턴트 ㈜ 노리단 대표 류호봉씨는 아트벙커 B39 운영을 담당한다.

류 대표는 부천시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재생 공간 조성’ 공모에 참여한 사업 초기부터 아트벙커 B39 재생 사업을 함께했다.

"부천시에서 제안이 와서 시작하게 됐어요. 우선은 건물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건물 구조가 쓰레기 처리 과정에 따라 이뤄졌기에 건물을 파악하는게 급선무였습니다."

당시만해도 폐산업시설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경험은 전무했다. 이 때문에 건축가 선정 전까지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류 대표는 "건물을 이해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먼저 진행됐다"라며 "처음 이 곳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악취가 풍기고, 쓰레기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건축물 재생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2년여간 파일럿 프로그램과 내부 오염 물질 제거를 병행했습니다. 가능한 공간부터 석면을 제거했어요. 점진적으로 오염물을 제거했고, 현재는 재생이 완료된 1층과 2층만 개방하고 있는 것이죠."

아트벙커 B39 3층부터 5층은 과거 소각장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이곳은 점진적으로 재생 사업을 진행, 관람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트벙커 B39라는 이름은 부천과 벙커, 무경계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이니셜과 소각장의 벙커 높이인 39m에서 유래했다"라며 "모든 영역과 세대가 함께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비삼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B39 존치공간 독특한 분위기 자아내

아트벙커 B39는 소각장 모습을 보존한 존치공간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재생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층은 카페 ‘Cafe B39’ 및 전시·공연이 문화·휴게 공간, 2층은 아티스트가 상주하면서도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이 이뤄지는 교육실이다.

특히 1층 유인송풍실은 유해 가스를 청정 가스로 처리해 굴뚝으로 배출하기 위한 대기오염방지 설비가 보존돼있다.

이 곳은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인기있는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기계는 쾨쾨한 듯한 먼지가 쌓여 오랜 세월을 가늠할 수 있다. 어두운 듯 내리깔린 조명도 B39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트벙커 B39 곳곳에서는 각종 전시와 공연 등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다음달 28일까지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한 막연한 상상을 담아낸 이주원 작가 개인전 ‘Be Kind Rewind’가 진행되고 있다.

야외로 눈길을 돌리면,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로가 야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에어갤러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에어갤러리에서는 매번 실험적인 전시들과 창의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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