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연평도 해상서 두척 발견… 중국에서 조류타고 흘러온 듯
관리권 이양받은 옹진군 당황, 수천만원 비용 청구도 쉽지 않아… 어민 "열흘 넘어도 처리 못하나"

최근 해경과 해군에 발견된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의 버려진 중국어선(왼쪽 두 번째)이 지난 19일 연평도항에 정박한 모습. 사진=독자 제공
최근 해경과 해군에 발견된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의 버려진 중국어선(왼쪽 두 번째)이 지난 19일 연평도항에 정박한 모습. 사진=독자 제공

서해5도 해상에 버려진 중국어선 처리 문제를 놓고 인천시 옹진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옹진군은 최근 연평도 해상에서 발견된 중국어선 2척의 처리를 위해 긴급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좌초된 배의 잔해를 끌어올리기 위한 해상 크레인을 동원해야 하고, 배에 남은 연료 등을 처리해야 해 수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려진 중국어선은 지난 12일 해군에 발견됐다. 옹진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40분쯤 연평도 북방 200m 해상에서 중국어선 2척이 움직이는 모습을 해군이 확인했다.

불법조업을 의심한 해군은 해경과 함께 경비함정·특수진압대를 투입했으나, 5~10t급 목선인 두 어선엔 아무도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중국에서 버린 어선이 조류를 타고 연평도 앞바다까지 흘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한 척은 암초에 걸려 좌초됐고, 나머지 한 척은 해경이 예인했다가 지난 19일 옹진군으로 관리권을 넘겼다. 이 배는 현재 연평도항에 정박해 있다.

옹진군은 예상치 못한 일에 다소 당황하고 있다. 통상 불법조업 어선이나 사람이 탄 표류 선박은 해경이 처리하는데, 이번 일처럼 사람이 타지 않은 경우 지자체가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옹진군은 폐선 처리비용 청구를 위해 주중대사관을 통해 중국 당국에 선적 파악을 협조했지만, 오래된 목선이다 보니 선적 파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도 어민들도 불편을 겪긴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항구가 좁은데 폐어선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데다, 중국에서 떠내려온 폐선이다 보니 찝찝함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열흘 동안 폐선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어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재원 마련 등 행정 절차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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