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로나 사태를 ‘좋은 위기’로 활용하자
[데스크칼럼] 코로나 사태를 ‘좋은 위기’로 활용하자
  • 민병수
  • 기사입력 2020.05.24 21:21
  • 최종수정 2020.05.2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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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발 5개월째를 맞았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1만1천여 명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26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고 사람들의 대면은 크게 위축됐다. 최악의 경기침체는 우울과 상실을 넘어 나라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위기의 끝은 어디일까. 모두가 움츠린 채 불안한 오늘을 견디고 있다.

그런 중에도 얻은 것은 있다. 우리의 실력을 점검하고 강화할 기회다. 이런 기회는 일부러 만들기도 쉽지 않다. 돈 주고도 못 만들 이 기회를 잘 살려 우리의 그레이드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자.

먼저 방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브랜드를 얻었다. 이른바 ‘K방역’이다. 선진국으로 알았던 유럽과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이 우리는 성공적 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것도 인구밀도가 높고 대부분이 대도시에 밀집된 악조건 속에서 일상을 유지하며 이뤄냈다. 방역 선진국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며 세계 각국의 문의와 협조 요청이 쇄도했다. 대통령이 받은 세계 정상의 전화만 30여 통에 이른다고 한다. 사스와 메르스 등으로 쌓아왔던 방역대응 능력이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 상승효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미래 교육의 가능성도 경험했다. 연초부터 터진 코로나 사태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이어졌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체 교육기관에서 동시에 진행된 온라인 수업은 시행 초기 이러저러한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2개월여가 지난 지금 시행착오는 잦아들었다. 아직 보완해야할 점이 있지만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버교육에 익숙한 요즘 세대 학생들이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업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데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뒤로 돌려보고,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등의 얘기까지 들린다. 교사들도 새로운 수업방식에 적응 중이다. 줌(ZOOM)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 못지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실기 수업 역시 양방향 강의,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하면 수준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된 온라인 수업은 자연스레 공교육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여기서 얻은 소중한 경험은 우리 공교육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21세기형 인재를 육성하는 실질적 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

10년째 논란만 벌이던 원격의료도 전격적으로 시행됐다. 한꺼번에 환자가 몰리며 빚어지는 의료 붕괴를 최소화하고 지리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를 돌보는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화를 통한 의료상담 형태였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전국 3천853개 의료기관에서 26만여 건의 의료상담과 처방이 이뤄졌다.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정부도 최근 디지털 기반 비대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 기회의 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의료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지만 이제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태디스타에 따르면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내년이면 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IT강국 인프라를 기반으로 K방역과 함께 시너지를 낸다면 새로운 미래먹거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 의료뿐 아니다. 코로나발(發) 위기는 사회 모든 분야의 거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에 옴짝달싹 못 하는 산업구조, 생산적이지 못한 근무형태, 뒤처진 복지 현실 등 분야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과거 무타 켄트 코카콜라 회장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위기를 낭비하지 말자"는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한다. 코카콜라는 당시 회사의 문화와 구조, 직원들의 고정관념을 전부 바꿔 세계 일류 회사로 거듭났다. 코로나 위기는 그런 혁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제껏 조직이나 집단의 힘에 기대 변화에 둔감하지 않았나 돌아보자. 장벽을 높이 치고 접근을 막으며 혁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나 살펴보자. 그래서 병폐가 있다면 과감하게 도려내고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바꿔나가자. 훗날 지금 이 미증유의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고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좋은 위기’로 활용하자.

민병수/디지털뉴스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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