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전권역 6만㎡ 묶여 증설 제한, 롯데칠성음료 광주공장 증축 불가 · 생산라인 이전 年 물류비 3억 낭비… 빙그레도 면적 좁아 제조이익률 저하
7년간 수도권 공장등록 건수 감소… 투자금 1천572억 달러 해외 유출

수도권 규제로 인한 기업의 피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공업용지 조성 규모 규제다.

현재 법령에는 자연보전권역에서 공장을 지을 경우 6만㎡로 면접 규모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 규제에 막혀 기업들이 잉여부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창고를 짓거나 제조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제조시설과 창고 신설이 불가함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타 지역으로 일부 시설 이전을 진행,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또한 이 같은 규제는 결국 국내기업 자본의 해외 유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수도권 규제에 막혀 도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사진은 피해를 입고 있는 곳 중 하나인 롯데칠성 광주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 DB
수도권 규제에 막혀 도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사진은 피해를 입고 있는 곳 중 하나인 롯데칠성 광주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 DB

◇수도권 규제로 피해 입은 기업들= 2016년 경기도의 투자지연사례 기업 세부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도내 여러 기업이 수도권 규제에 막혀 공장 증설이 불가, 수억 원의 물류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손실은 4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롯데칠성음료 광주공장의 경우 잉여생산품을 보관할 공간과 제품 수요 변화에 따른 제조라인 증설이 필요하지만 수정법에 의해 증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롯데칠성음료는 일부 생산량을 안성으로 이전, 연간 물류비용 3억여 원을 낭비하고 있다.

빙그레 광주공장은 제조면적이 협소해 생산라인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제조이익률의 저하로 이어졌고 생산량 증대를 위해 제조시설을 확충해야 하지만 이 역시 수정법에 막혔다.

빙그레 역시 타 지역으로 생산량을 이동시키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직원 수는 80% 이상이 감소했으며 연간 4억6천여만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천시와 여주시, 양평군의 기업들도 같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여주 케이씨씨의 경우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입지한 공장으로 증설이 시급했으나, 부지면적 6만㎡ 규제에 막혀 결국 타 지역으로 일부 공장을 이전해야 했다.

이천의 테크팩솔루션은 생산라인 확충을 위해 제조시설과 창고시설이 필요했지만, 이 역시 해결하지 못했다.

양평의 향토브랜드인 지평막걸리는 수도권 규제에 막혀 고향을 잃고 강원도 춘천에서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수원산업단지 전경. 사진=수원시
수원산업단지 전경. 사진=수원시

◇수도권 공장 줄어들면서 해외 투자에도 영향 미쳐= 2015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10.30 수도권규제 완화조치 이후 공장입지 투자계획 변동분석(2009년 이후 수도권 공장 신·증설 투자계획(118사)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4년 수도권지역의 공장용지면적 합산과 총 공장 등록 건수의 연평균 증가율(2.58%, 3.74%)이 비수도권(3.68%, 4.86%) 보다 낮고 전국 연평균 증가율(3.58%, 4.3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도권지역의 공장용지면적 합산의 전국 대비 비중이 2008년 24.3%에서 2014년 22.9%로, 총 공장 등록 건수는 2008년 50.1%에서 2014년 48.3%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수도권 공장용지면적과 공장 등록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던 이 시기에 국내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액(880억6천500만 달러)보다 1.8배 이상 많은 투자금액이 해외직접투자(1천572억7천200만 달러)로 국외 유출됐다.

한국경제원은 특히, 자본 적자 누계액(692억700만 달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을 두고 수도권 입지 규제 등이 수도권지역의 외국인 직접투자와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양금승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환경에서 수도권 규제 등으로 기업이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칠 경우, 투자를 포기하거나, 국내투자자금이 세계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해외투자처로 옮겨감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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