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통신사 중 유일하게 입찰자격… SKB·KT, 7월 이후에나 제재 풀려
남부청, 9월부터 사업 시행 앞둬 기한 촉박… "감사원과 협의 투명하게 진행"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경. 사진=연합

127억 원이 투입되는 경기남부경찰청 통신망 사업자 자리를 놓고 통신사 3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최근 단독 입찰에 나섰던 LG유플러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남부청은 오는 9월부터 경찰 통신망을 새롭게 운영할 127억 원 규모 국가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가 사용하는 전용회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 등 3개 사가 5년 주기로 사업자 선정에 참여하며, 현재는 LG유플러스가 운영하고 있다.

사업비 100억여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유리한 모양새다. 3개 통신사 중 유일하게 입찰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1차 입찰공고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유찰 통보를 받았다. 관련법상 유효한 입찰자가 2인 이상 없을 경우에는 재입찰을 실시할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찰은 통신사 3사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3개 통신사 모두 사업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SK브로드밴드와 KT측이 과거 공공사업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했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두 업체는 오는 7월까지 공공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LG유플러스도 담함 혐의를 받았지만, 두 업체와 달리 행정소송을 취하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차 사업자 공고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를 두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3개 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원칙대로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사업을 실시해야 하는데 두 업체의 제재가 풀리는 7월까지 기다리기에는 기한이 촉박하고, 인프라 구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찰이 부정당업자의 제재 기한이 끝나기까지 입찰을 기다리는 것은 도핑테스트에 적발된 선수가 올림픽을 늦춰달라는 주장을 들어주는 것과 같다"며 "속히 2차 공고를 시작해야 하며, 선정 기준에 맞는 사업자를 선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난처한 상황이다.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1년여 전부터 준비해왔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부담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감사원과 협의하며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리 사업을 준비했지만 현 상황에서는 2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며 "감사원 측과 협의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