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입구서 일일이 체온 체크… 학생들에 '등교 축하' 꽃 건네
'교외 체험학습' 신청하기도… 경기도교육청, 외부체험 연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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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수원 파장초 이산세 교장이 등교를 축하하는 의미로 학생들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 김형욱기자

"몇 반이야? 너를 엄청 기다렸단다."

수원 파장초등학교 이산세 교장은 27일 오전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꽃을 건네며 이같이 말했다.

2차 등교 개학이 시작된 이 날 3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았던 초등학교의 문이 마침내 열렸다.

수원 파장초 1·2학년생들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장초 교사들은 학교 건물 입구에서 학생들의 체온을 쟀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말에 잘 따르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칸막이가 설치된 교실에 앉아 담임 교사의 손 소독제 사용법을 경청했다.

이 교장은 수업이 시작되자 교실에서 이른바 ‘등교 개학식’을 했다. 처음으로 친구들을 맞이하고 학교에 등교한 아이들에게 이 교장 자신과 담임 교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파장초 1·2학년 모든 학생이 등교한 것은 아니었다. 18명의 학생이 학교장 허가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하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일부 학부모들이 코로나19로 감염 우려로 인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파장초 관계자는 "등교 개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다며 등교 개학을 미루자는 의견을 제시했었다"며 학부모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초등학교 1·2학년을 포함해 고2, 중3, 유치원생이 등교 개학을 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해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날인 27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파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선생님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날인 27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파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선생님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1학년 자녀를 파장초까지 바래다준 학부모 김모(31)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김씨는 "아무래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종일 쓰고 있어야 해 그 부분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최근 도교육청에는 교외 체험학습 사용 일수를 늘려달라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경기도내 학생들은 1년에 최대 20일까지 교외 체험학습을 갈 수 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3일 한시적으로 초등학교 교외 체험학습 전체 날짜 관련 지침을 기존 ‘전체 수업일수의 10% 이하’에서 내년 2월까지 ‘전체 수업일수의 20% 이하’로 바꿨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초등학생들은 올해 최대 34일까지 교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현재 도교육청은 체험학습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전국 561개교에서 등교가 이뤄지지 못했다. 도내에서는 부천 지역 251개교, 구리 갈매지구의 5개교에서 등교가 불발됐다. 부천 지역은 지난 26일 관내 한 초등학교 교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쿠팡 부천 물류창고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오자 등교가 연기됐다. 구리 갈매지구에서도 지난 26일 일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도교육청은 이날 해당 지역의 유치원과 초·중·고 등교를 2주 연기했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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