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활용 최고품질 수돗물 생산

인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수돗물 적수사태 당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소화전에서 물을 방류하며 관로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모습. 중부일보DB
인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수돗물 적수사태 당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소화전에서 물을 방류하며 관로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모습. 중부일보DB

2019년 5월 30일.

수돗물에서 붉은 물이 섞여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약 2개월간 지속된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평상시와 달리 역방향으로 수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났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종식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1년간 시민 안전을 중심으로 수습부터 대책, 대응까지 마련했다.

시의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만든 과정과 변화를 소개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수돗물 관련 현안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수돗물 관련 현안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수돗물 생산·관리 시설 선진화

시는 정수장부터 수도꼭지까지 안전과 스마트화를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우선 수질 악화의 주원인인 노후관을 대대적으로 교체했고 올해부터는 주기적으로 과로를 세척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적수 피해 지역인 서구의 불량관 2.5㎞를 긴급 교체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80㎜ 이상 노후관 88.8㎞, 내년에는 87㎞ 등 오는 2025년까지 총 3천75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410.9㎞의 수도관을 교체한다.

시와 본부는 노후관 교체 대상을 선정할 때 경과년수를 비롯해 누수가 많은 관로와 수질 민원 다발 지역 관로 등 11가지 평가기준을 검토해 교체 대상 순서를 정하는 등 합리적인 정비를 시행키로 했다.

수질 취약 관로에 대해서는 향후 2025년까지 88억 원으로 관로 73㎞를 세척한다.

올해는 12㎞ 구간을 먼저 청소한다.

본부는 올해 1월 세척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고 2월 도로관리심의 등을 거쳐 3월부터 10월까지 세척공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일례로 지난 3월 강화읍을 관통하는 350㎜의 송수관 4.7㎞를 고압 질소를 이용해 세척했다.

시는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 동안 관 세척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시는 스마트한 관광관리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2021년까지 예산 527억 원으로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민 자택까지 수돗물이 공급되는 전체의 과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한다.

수돗물의 수질과 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어 수질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또 환경부 기본계획에 따라 3단계를 나눠 설비를 구축한다.

실시간 수압계와 스마트 관로인식체계, 워터코디·워터닥터을 1차로 마련하고 2차로는 소규모 유량과 수압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3차로 재염소설비와 정밀여과장치 등이 준비된다.

수돗물의 품격도 높아졌다.

시와 본부는 최고 품질의 수돗물 생산하는 데 집중했다.

고도정수처리를 도입하면 일반정수처리에서 제거되지 않는 맛과 냄새, 유기오염물질을 오존 살균과 활성탄 흡착 추가 처리할 수 있다.

본부는 이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서구 공촌정수사업소에 390억 원으로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설치하고 가종했다.

기존에 시설이 들어선 곳은 부평정수사업소 한 곳 뿐이었지만 올해는 1천430억 원으로 수산정수사업소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착공한고 남동정수사업소에도 시설을 도입한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지난해 5월 기자실을 방문해 수돗물 사태 포함 민선7기 시정 방향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지난해 5월 기자실을 방문해 수돗물 사태 포함 민선7기 시정 방향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

▶시민 참여와 소통 확대

인천의 물, 미추홀참물을 시민이 평가하고 시민이 만든다.

시는 시민 중심의 수질감시체계를 형성하기 위해 수돗물평가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수돗물평가위원회 조례 개정을 통해 수돗물평가위원을 10명에서 15명으로 증원했다.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단체들로 한정적이었던 위원회에 시민 2명을 공개모집하고 시민단체의 참여 인원을 늘렸다.

수돗물을 채수할 수 있는 지점도 120곳에서 144곳으로 늘렸다.

검사 항목도 60개에서 91개로 세분화했다.

매월 외부공인 수질검사기관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주요 수도시설과 수질개선사항을 시장에게 권고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해 수돗물 질을 향상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인천 시민들이 직접 수돗물 정책을 마련한다.

전국 최초로 시민과 수돗물 관련 전문가가 하나돼 수돗물 정책을 발굴하는 ‘인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가 발족된다.

지난 5월 15일 시의회에서 의결된 ‘인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를 근거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수돗물 정책의 기본 방향과 종합계획, 수질 개선 정책의 발굴·조정, 수돗물 이용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 책 재원 조달 등을 심의하게 된다.

우리 동네 수질정보도 24시간 공개된다.

본부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24시간 자동 측정되는 수질정보를 볼 수 있는 ‘실시간 동네 수질정보 공개 시스템’ 구축을 앞두고 있다.

현재 부평·남동·공촌·수산 4개 정수장의 탁도·잔류염소·PH 등 수질정보는 시 홈페이지와 부평역·주안역 등 6개 옥외 전광판을 통해 볼 수 있다.

다음달에는 수질측정기가 있는 배수지 33개소와 관말지역 26개소의 수질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내년에는 읍·면·동 구석구석까지 수질측정기를 설치하고 지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직접 평가하는 수돗물 시민평가지표도 생겼다.

본부는 시민 누구나 수돗물 수질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새롭게 개발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기초자료는 지난 5년간 실시한 약 3만2천건의 수질검사 결과가 토대가 된다.

시는 분석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맛·냄새·이물질 등 5개 평가지표는 물론 법정 수질기준보다 높은 인천만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전문가속 조직 ‘혁신’ 체질개선

시와 본부는 적수 사고 예방을 위해 위기대응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상황별 대응방안과 심각상황 시 대응 지침을 세분화했다.

수계전환 매뉴얼도 정비해 수계전환 15일 전부터 대시민 홍보과 수질 모니터링, 4단계의 위기 상황별 대응안을 골자로 하는 안을 발표했다.

본부는 지난해 상수도경영컨설팅과 상수도 혁신위원회에서 제시한 과제를 기반으로 상수도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수질 안전 관리를 최우선으로 본부 산하에 수질안전부를 신설해 수질안전업무를 총괄하게 할 방침이며 시민접점에서 수질안전을 책임지는 현장대응전담팀도 수도사업소별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 상수도 도입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망관리, 대형관로 정비기능 보강, 관로·관망 연구기능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전문직위를 기존 8개 직위 14명에서 25개 직위 47명으로 증원해 전문가를 수혈, 상수도 관리·운영 수준을 높이고 조직 전체의 고객 서비스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또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관리운영직 인력의 고령화와 퇴직 등으로 인해 필수 시설의 현업근무자가 부족해 전문성 제고를 위한 상수도 시설관리직류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박영길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아직 우리 스스로 혁신하고 발전해야할 과제가 많이 있다"며 "상수도사업본부와 미추홀참물에 대한 신뢰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미추홀참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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