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천시 서구 한 보세창고 원목 야적장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인근 청라국제도시와 신현·원창동 주민들은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원목을 운반하며 생기는 비산먼지와 외래 해충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3일 인천시 서구 한 보세창고 원목 야적장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인근 청라국제도시와 신현·원창동 주민들은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원목을 운반하며 생기는 비산먼지와 외래 해충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인천시 서구 신현·원창동, 석남동 주민들은 이번 여름에도 미국 선녀벌레 등 외래 해충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수년 전부터 원목 야적장이 주택 밀집지역까지 들어서 있고, 쌓여 있는 원목에서 발생하는 외래 해충이 들끓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 창문을 닫고 생활하고 있는 이 곳 주민들은 방역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서구 신현·원창동 주택가 인근 보세창고에 원목이 쌓여 있다. 인근 석남동 주택가와 청라국제도시와의 불과 1㎞도 되지 않는다. 도로 하나 사이로 SK인천석유화학, 저유시설, 가스저장시설 등이 인접해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같은 위험시설도 걱정이지만 여름철 외래 해충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민 A씨는 "여름만 되면 미국 선녀벌레가 창문에 하얗게 붙어 있다"며 "알을 낳는 가을에 방역을 해야 하는데 지난해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왜 원목 야적장이 주택가까지 들어 왔는지 모르겠다"며 "부둣가 근처에 있어야 할 원목이 주택가 인근 보세창고 쌓여 있는게 문제다"고 덧붙였다.

주민 B씨도 "원목을 실은 대형 화물차들이 오갈 때마다 먼지가 날린다"며 "대형 화물차 탓에 도로 곳곳이 움푹 파이기도 한다"고 거들었다.

우리나라 원목 수입의 60% 이상이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다.

인천에 있는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원목 수입량은 261만6천t에 달한다.

이 중 인천항을 통해서는 170만t 가량이 수입됐다.

하지만 인천지역에 원목을 야적할 만한 땅이 없다.

인천지역 목재 업체들은 클러스터 조성을 요구해 왔지만 인천시, 인천항만공사(IPA)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그사이 야적할 땅이 없어 주택가까지 원목이 쌓여가고 미국 선녀벌레, 꽃매미, 곱추재주나방, 날개매미충 등 외래 해충이 들끓는 등 피해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들은 클러스터 조성은 고사하고, 원목 야적장만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시와 IPA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10년 가까이 답이 없다.

강현규 대한목재협회 회장은 "원목을 야적할 땅이 없다. 협회 차원에서 노력을 해 보지만 현재 답이 없다"며 "IPA는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해 북항배후부지 내 원목 야적장 조성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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