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년 전 빙하기에서 1만 년 전 간빙기가 오기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4℃ 상승했다. 과거에 가장 빨랐던 자연적인 기후변화다. 그런데 인류문명은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온도를 1℃ 상승시켰다. 25배나 빠른 속도다. 지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다. 인류는 억겁의 세월 동안 지구 균형시스템에 의해 축적됐던 화석연료를 꺼내 쓰면서 지구를 지배하는 문명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는 동안 자연적인 기후변화는 인류가 인위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위기와 재앙’으로 변했다. 자연이 다시 축적할 수 없는 속도로 지구의 시간을 당겨써서 지구 균형을 무너뜨렸다. 이제 인류는 그렇게 발전시켜온 문명의 총 역량을 동원해 기후위기를 막아 내거나 극복해야 한다.

2018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된 IPCC 제47차 총회에서 1.5℃ 특별보고서가 만장일치로 정식 채택됐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면 2040년을 전후로 지구 연평균 온도가 1.5℃를 넘어서게 된다. 1.5℃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기준선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현재 최소 4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을 최대 4200억 톤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현재 인류는 매년 420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제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18년 현재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 추정치는 7억 톤을 넘어섰다. 지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한국은 2030년까지 2000년 배출량 수준(5억 1백만톤)으로 줄여야 한다. 현재 추세로 가면 2030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는 8억 5천만 톤을 넘어선다.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사회 전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기후재난을 막아야 한다. 모든 사회경제시스템을 기후위기 기준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이런 절박감에서 ‘기후위기 생존TV’는 출발한다. 생존TV는 절박감, 위기의식, 두려움, 공포 등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 실행의 주인공이 돼야 할 시민들의 다양한 공론장의 출발이기를 희망한다. 위기가 코앞인데도 우리 걸음은 너무 느리다.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하는 감염병과 기록적인 폭염과 혹한 등의 기후재난이 겹친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된 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온라인 시민공론장을 표방하는 ‘기후위기 생존TV’는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 참여단체와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함께 만들고, 수원미디어센터가 기술지원을 한다. 제작된 영상은 SK브로드밴드 수원방송(수원, 오산, 화성지역)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인 ‘동네방네TV’에 매월 2주간 방영된다. 그리고 같은 이름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기후위기 생존TV는 지역(지자체)과 중앙의 차원을 가리지 않는다. 기후위기의 사실 여부도 다투지 않는다. 지금은 기후위기 시대임을 전제로 이야기한다. 사회경제시스템 전반을 평가하고 직접적인 이슈를 다루고 기후위기를 조장하는 제도와 정책, 예산을 추적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마땅히 준비해야 할 먹거리, 에너지, 물 시스템을 중앙과 지역 차원에서 함께 짚어 보겠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과 도시개발, 농업정책 등과 같은 모든 국토이용, 땅에 대한 제도와 정책도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꼭 있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할 노동을 이야기하겠다.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야기하겠다. 이 ‘대전환’을 이끌어갈 다양한 주체들, 정치권과 행정관료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 국회와 지방의회들, 대기업(자본)과 시민사회는 얼마나 절박하게 이 문제에 매달리는지 꼬집어보겠다.

여기서 더 발전한다면, 어떤 사람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역행하는 예산을 추적할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위기를 조장하는 법과 제도, 정책, 지자체의 자치법규와 정책을 분석하고 공론화하고 실천 의제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언론과 정치인과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이야기하고 강제할 수단을 찾을 것이다. 무엇이 퇴장하고 무엇이 새롭게 등장해야 하는지, 시민이 직접 이야기하는 공론장이 열릴 것이다. 지금 "기후위기 생존TV"를 검색해보시라.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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