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운동聯, 하수처리장 인근 비 올때 오·폐수 유입 가능성 제기
"市 갯골 복원 계획부터 수립해야"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진=인천환경운동연합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진=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지역 하수처리장 인근서 물고기 떼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인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미추홀구 용현갯골 수로에서 물고기가 수천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폐사한 물고기들은 1천 여 마리로 파악됐다. 특히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은 수로 가장자리 풀숲, 물길 상부에서 주로 발견됐다.

집단 폐사 원인은 미추홀구 환경보전과에서 규명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굴포천에서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굴포4교 밑 하천 곳곳에 길이 10~30㎝의 물고기 수십 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했다. 폐사한 물고기들은 하천 가장자리나 수풀 인근에 걸쳐 있었다.

물기기 떼죽음이 발생한 두 곳 모두 인근에 하수처리장이 들어서 있다. 또 전날 많은 양의 비라 내렸고, 악취가 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폐수 및 생활하수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수로나 하천에 오·폐수 및 생활하수가 유입되면 자정능력이 크게 떨어져 수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오염원 유입으로 수로나 하천의 부영양화가 심화돼 용존산소량이 떨어져 물고기가 폐사하거나 악취를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굴포천 물고기 떼죽음은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가야 할 생활하수가 하천에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비가 오면서 인근 남항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오·폐수가 흘러나왔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다"며 "하수종말처리장과 하수 수질을 검사해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인천시가 갯골 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악취 개선에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홍수 때 방재 기능을 약화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갯골을 매립하는 대신 복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현갯골 수로는 악취 민원이 수십 년 째 계속되고 있는 곳이다. 인천시는 악취 대책으로 지난해 12월 30일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용현갯골 매립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내년 말까지 용현갯골 수로를 매립해 물류유통시설 2만2천994㎡, 도로 3천467㎡, 녹지(완충녹지) 8천720㎡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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