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서양대학의 성장과는 달리 국내대학은 산업화와 함께 급속하게 성장해 왔다. 국내대학들은 산업발전에 필요한 실용학문에 투자하고 고급인재를 공급하는 역할과 국가 발전의 정책과 비전을 제공하는 책무를 수행하면서 사회발전의 근간인 지역사회 공동체와의 연계를 활발히 추진해왔다. 최근에 대학은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와 지역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등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올해 교육부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통해 지역혁신 주체들 간의 협동체계를 구축하여 지역발전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LINC+사업(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은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발전’을 비전으로 참여대학들이 대학별,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기반으로 협력사업을 기획 추진토록 하고 있다. 다양한 협력사업의 예로써 우선 전통적인 대학의 산학협력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지역 전략산업 성장을 위해 대학들이 기업과 함께 관련 공동기술개발, 애로사항 해결, 전문 인력양성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은 항공, 첨단자동차, 로봇, 바이오, 물류, 관광, 뷰티, 녹색 기후금융 분야를 집중육성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 지역 대학, 기업, 그리고 지자체의 산학협력 플랫폼이 구축되고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과 대학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지역기업과 대학교수 간 계약에 의한 연구수행과 자문, 학생들의 장기현장실습과 일학습병행 참여, 현장실무능력을 보유한 인재의 양성과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의 성공적인 산학협력을 위해서 지자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산학관 협력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학은 지역사회가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 주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학도시로 유명한 일본 교토의 경우, 1994년 일본 최초로 지자체와 대학의 연계조직인 ‘교토 대학 센터’를 설립하여 각종 산학협력 사업들을 선도적으로 추진하여왔다. 현재는 50개의 지역대학, 교토부, 교토시, 교토경영자협회, 교토경제동우회, 교토공업회, 교토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산학협력 컨소시엄 조직인 ‘대학 컨소시엄 교토’로 발전되었다. 컨소시엄은 2004년부터 ‘대학-지역 연계사업’을 추진하여, 대학과 대학생이 지역과 연계 협력하여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문제형 산학협력은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지역이 당면한 도시재생, 전통시장 활성화, 복지, 환경문제 등의 사회적 이슈들을 비교적 저예산의 프로젝트로 추진할 수 있어 실효성이 충분한 산학협력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지자체는 대학, 시민단체, 비영리 단체, 사회적 기업 등의 지역사회 주체들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지자체의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닌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의 기획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캠퍼스타운 조성은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도시 활력 증진할 수 있는 협력모델이다. 실제로 국내 지자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참여대학 간의 협력방안을 모색하여 지역문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데, 문화예술 분야에 강점을 가진 대학은 캠퍼스 공간과 시설을 활용하여 문화예술 관련 청년창업,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 등을 특화하고 있다. 또한 대학캠퍼스 내에 시 산하기관들을 입주시켜 대학과의 공동 연구 등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도서관, 체육문화시설들을 개방하여 대학과 지역사회를 연결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대학이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서 평생교육 분야와 학술연구 분야의 시너지 창출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인천의 경우 우수대학이 모여있는 송도를 지역산업과 연계한 산업클러스터 캠퍼스타운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 물류, 마이스,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대학캠퍼스에 정부, 지자체 산하 연구소, 기업연구소, 유관협회 등을 설립하거나 인근 부지에 유치하여 함께 성장한다면 대학의 연구 활성화와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의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재생과 구도심 개발에 있어서도 캠퍼스타운 협력사업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예를 들면 인천대 제물포캠퍼스를 시민들의 평생교육, 스포츠, 문화, 예술 복지, 창업, 공원 등의 복합적 컨셉의 지역밀착형 캠퍼스타운으로 조성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과 문화 인프라 제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대학과 지역사회는 지역의 문화와 경제, 사회 등 산업 전반을 함께 이끄는 주체가 되어야 하며 상호간의협력과 상생을 통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며 공동의 가치가 창출되는 혁신의 주체들로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홍진배 인천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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