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쿠즈크 스틴슨, 야생회귀. 사진=이시은기자
제이콥 쿠즈크 스틴슨, 야생회귀. 사진=이시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류가 초래한 자연 파괴와 신종 전염병의 출현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때마침, 이러한 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전시가 있다.

화성에 위치한 엄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개관 5주년 기념전 ‘대지의 연금술’이다.

전시는 오는 8월 30일까지 진행 예정이다. 관람 인원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예약자만 입장 가능하다.

전시에는 덴마크 출신 예술가이자 아트 디렉터인 제이콥 쿠즈크 스틴슨(Jakob Kudsk Steensen, b. 1987)이 참여했다.

그는 상상력과 기술, 생태학이 융합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가상 및 감각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다양한 생태학적 요소들을 소개한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미술관을 가득 메운 하얀 거미줄이 눈길을 끈다. 화성시 봉담 지역 커뮤니티 ‘생태공방’에서 작업한 ‘스파이더필리아’이다.

이 작품은 미술관을 방문한 모든 사람이 함께 작업을 완성해나간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모두가 함께하는 만큼, 미술관의 야외 공간까지 거미줄로 뒤덮힌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작품은 사람들이 직접 ‘거미줄’을 엮어가면서 자연을 수호하는 거미의 역할을 되새기고, 나아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존해야할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전시로 인한 폐기물을 남기지 말자는 미술관 운영 신조에 맞춰, 실 역시 자연에서 얻은 천연 섬유로 만들어졌다.

전시장 2층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서식지 파괴로 이미 멸종한 하와이 야생 숲의 다양한 희귀새를 가상 현실 속 자연 생태계로 소환하고 있다.

2층 한편에 자리한 영상작품 ‘부활(Re-Animated)’과 ‘야생회귀(Re-Wildling)’는 각각 ‘오오새’와 토종까마귀 ‘알랄라’를 표현해냈다.

‘부활’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한마리 오오새가 짝짓기를 위해 구애하는 음악을 담은 영상 작품이다. 영상 작품 앞으로는 미술관 뒤 산기슭에서 구해온 나무들이 자리한다. 자연에서 얻은 나무와 돌 등은 ‘오오새’가 살았던 하와이 숲의 모습에 현실감을 더한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 1987년 멸종한 ‘오오새’를 불러들이기 위한 장소로, 영상 속 오오새와는 또 다른 대조적 의미를 자아낸다.

‘야생회귀’ 역시 현장에서 얻어낸 현실적 요소와 작가의 애니메이션 영상 작업이 더해져 독특한 극사실주의를 구현해내고 있다.문의 031-222-9188

이시은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