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잠기고 잇단 토사 매몰사고, 부상자 속출… 주민들은 긴급 대피
앞으로 3일간 폭우 예보돼 우려

6일 오전 파주시의 한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물에 잠겨 구조 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파주소방서
6일 오전 파주시의 한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물에 잠겨 구조 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파주소방서

지난 주말부터 닷새째 이어진 물폭탄에 경기도 곳곳에 산사태와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사흘간 최대 450㎜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6일 경기도·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7시 기준 도내 누적 강수량은 평균 370.1㎜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곳은 709.5㎜의 비가 쏟아진 연천이다.

특히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까지 경기도에는 평균 99㎜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지역별 강수량은 화성이 139.5㎜로 가장 많았으며 군포 126.0㎜, 광주 124.0㎜, 용인 99.0㎜, 수원 96.5㎜, 의왕 96.2㎜, 안양 96.0㎜로 나타났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서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6일 오전 9시 1분께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장비실에 토사가 들이닥쳐 2명이 매몰돼 소방대원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와 대원 4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6일 오전 9시 1분께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장비실에 토사가 들이닥쳐 2명이 매몰돼 소방대원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와 대원 4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날 오전 9시께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장비실에는 토사가 들이닥쳐 근로자 10여명 가운데 3명이 피신하지 못하고 매몰, 1시간여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들 3명과 탈출 과정에서 다친 3명 등 6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골절 등으로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과천시에서는 오전 5시께 축대가 쓰러지면서 빌라 건물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없지만 6가구 주민 19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성시 양감면에서도 전원주택 4채가 몰려 있는 부지 아래 경사면이 붕괴해 4가구 주민 1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김포에서는 오전 5시 50분께 한 공장의 7~8m높이의 축대가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 주택 일부가 흙더미에 파묻히는 사고가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원 춘천 의암댐에서 선박 전복 사고로 실종된 근로자 A(69)씨의 시신이 이날 오후 1시께 가평 남이섬 선착장 앞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춘천 의암댐에서 가평 남이섬까지 거리는 약 20㎞다.

가평군 북한강에 있는 자라섬은 오늘 새벽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전날 소양강댐 방류로 쏟아져 나온 물이 가평에 도달하면서 북한강 수위가 상승, 물에 잠긴 것이다.

자라섬 침수는 2016년에 이어 4년 만이다. 물이 찬 자라섬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A(49)씨는 이날 가평소방서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이 가운데 7일 50∼100㎜, 8일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흘간 예상 강우량은 200~450㎜로 전망된다.

한편, 도는 지난 2일 재난대책본부 근무체계를 9년 만에 비상 2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해 호우 피해에 대응 하고 있다.

도내 31개 시·군도 1만1천여 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장비 696대와 6천477명을 투입해 피해지역에서 긴급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호우로 도에서는 모두 8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163가구 285명이며 일시대피자는 임진강 유역 대피자를 제외, 194명이다. 주택 361동과 농작물 1천632.8㏊, 비닐하우스 2천918동이 침수되는 재산피해도 났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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