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전국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이번 장마는 8월 중순까지 한 달이 훌쩍 넘도록 지속되면서 평년 강우량의 3배가 넘는 비가 온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장마는 북극 고온, 동시베리아 고온, 서태평양 고온 등 세 가지 고온 현상이 동시에 겹치면서 강한 기습 호우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는데, 인도 뭄바이, 중국 양쯔강 유역, 일본 규슈 등 아시아 전역은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시베리아와 유럽도 기록적 폭염으로 미국은 1등급 허리케인으로, 이미 코로나19로 고통에 빠진 지구 곳곳이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까지 겪고 있다.

지난해 엄청난 폭염과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우와 같이 지구의 기후는 극단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 현상의 결과로 나타난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더 이상 예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위기의 상시화, 재난의 일상화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의 탄소흡수력이 한계점에 도달하는 2050년에는 극심한 폭우, 해수면 상승, 폭염 가뭄과 같은 재해가 일상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동안 기후위기를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인류 생존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자전거 음식배달서비스, 체코의 포장재 없는 매장시스템, 프랑스 재활용 촉진 순환경제 등 ‘탄소 배출 총량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나라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그린뉴딜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광명시의 경우, 민선7기 출범과 동시에 수도권 기초지방정부 최초로 관련 전담부서인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하고 기후에너지센터와 시민에너지협동조합 조직·지원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달에는 광명도서관 옥상에 햇빛발전소 1호기를 준공하여 가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광명시의 모든 공공시설 유휴부지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여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광명시흥 테크노밸리는 기존 화석연료(LPG, 석탄 등) 대신 물 온도차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신재생 수열에너지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한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더불어 매월 10일 밤10시 10분간 ‘별 볼일 있는 소등캠페인’, 토크콘서트, 교육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국제적 협력, 국가적 정책 추진의 밑바탕은 시민의 참여와 실천이다. 코로나19로 국제적 공조체계가 무너진 지금, 오히려 기후위기 재평가를 통해 경각심을 높여 환경파괴의 심각성과 넷-제로와 같은 플랫폼의 중요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주민의 소규모 기후행동은 광명시를 비롯한 전국 37개 지방정부가 참여한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의 기초가 되고 나아가 파리기후협약의 국가적 과제 수행의 실질적인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 참여 중심의 광명 넷-제로 에너지카페들은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플랫폼 공간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정책 논의, 에너지 교육, 에너지 절약 등 저탄소 생활 실천을 지원한다.

‘광명형 그린뉴딜’은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속 넷-제로 실천, 재생에너지 햇빛발전소 건립, 대규모 개발사업의 저탄소 방안, 노후주택 그린 리모델링, 생활권 도시 숲 확대, 공공건축물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등을 중앙정부와 시민과 함께 추진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은 지구 온난화 해결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약화된 국가별 공조체계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다시 세계적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구체적인 기후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식은 거리두기, 밀폐·밀집·밀접 자제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내어 감염확산을 막으면서 백신개발의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기후위기는 안락 대신 불편, 배출 보다 감축 등 생활 속의 사회적 합의와 경제활동의 세계적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지구 기온상승을 1.5도 내로 잡지 못하면 기후 이상은 임계점을 지나 바로 대재앙으로 이어져 인류의 멸종까지 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류 생존의 최후 방어선, 1.5도까지 0.5도 남았다. 환경위기와 기후위기는 사실상 인류의 위기이다. 많은 학자들은 미래에 우리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며 현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수십 년 내에 인류 문명은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한 뜻으로 말하고 있다. 이제는 그린뉴딜 정책으로 생활방식과 경제체계를 바꿔가면서 기후위기를 최대한 완화시켜 숨 쉴 수 있는 지구를 미래세대와 함께 향유해야 한다.

박승원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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