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풍산동 일대 근린상업용지 상가조성 2년 넘도록 60% 공실… 수요 비해 상업용지 과다 설정 탓
인근 미사역 상업용지 복합개발 오피스텔 2만실 아파트급 인기

경기 하남시 풍산동 근린상업용지 내 상업시설. 곳곳에 임대문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전원희기자
경기 하남시 풍산동 근린상업용지 내 상업시설. 곳곳에 임대문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전원희기자

‘임대문의’. 7일 오후 경기 하남시 풍산동 일대 근린상업용지 내 상업시설로 지어진 건물 대부분에는 공실을 알리는 임대문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하남미사 공공주택지구에서 ‘남쪽근린상업용지(남근상)’로 불리는 이곳에는 지상 5층 16개 동과 지상 7층 14개 동이 빽빽히 세워져 있다. 미사지구 내 중심상업용지, 일반상업용지, 북쪽근린상업용지에 이어 가장 늦게 조성됐지만, 최근 개통된 지하철 5호선 미사역과 도보로 20분 소요돼 중심상업용지와 그리 멀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지도상 우측으로는 망월천 녹지와 맞닿아 있지만, 좌측으로 도로 하나만 건너면 초등학교와 4천여 가구의 아파트 대단지가 있어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전방 도보 10분 이내 대단지까지 포함해 수익성을 올릴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현실은 달랐다. 건축물 준공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에 들어간 지 2년 넘게 지났지만, 상가 공실률은 대부분 절반을 넘어서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 한 건물(지상 7층, 연면적 2천905㎡ 규모)은 2018년 이맘때 준공됐는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1~2층만 분양되고 나머지 3~7층은 미분양 상태다. 설상가상 13개 동이 추가로 준공 예정돼 있다. 반면 미사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심상업용지의 건물은 대부분 오피스텔(하남시 도시계획조례상 주거시설)과 상업시설로 복합개발됐다. 이 지역 오피스텔은 2만여 실에 이른다. 서울 강동구와 가까워 경기 강남권으로 통하는 미사에서 아파트만큼 인기다. 지구단위계획실행지침상 근린상업용지에 주거시설 건축이 불가능해 남근상 부지 소유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경기 하남시 풍산동 근린상업용지에 조성된 상업시설. 곳곳에 업무시설 분양·임대를 홍보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전원희 기자
경기 하남시 풍산동 근린상업용지에 조성된 상업시설. 곳곳에 업무시설 분양·임대를 홍보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전원희 기자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도시계획 당시 상업 수요에 비해 상업용지 면적을 너무 넓게 설정한 탓에 상업시설이 과잉공급되고 있다"며 "남근상 전체 상가 공실률은 60% 정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업 기능으로 가치가 없으면 주거 기능을 대신 넣으면 되는데 용도변경해야만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어 규제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이모(45·여)씨는 "상가가 조성된 지 2년 정도 돼 학원가나 병원 등이 입점할 것이라는 얘기는 있지만, 인근에 이미 발달한 상업 지역이 있어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예·전원희기자


용도용적제란?
용도지역의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설 용도에 따라 용적률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상업지역에서 주거복합건물을 지을 때 상업용도의 목적 달성을 위해 각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비주거 비율 하한선을 정하고, 주거 비율이 증가할수록 건축물 전체 용적률은 줄어들게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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