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아나키스트
이숨|시산맥사|138페이지
 

이숨 시인은 슬픔의 정서를 기반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애정이 서린 시각으로 시를 만들어 낸다. 시인이 펴낸 시집 ‘구름 아나키스트’는 자유와 슬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시집에서 통용되는 아나키스트의 의미는 무정부주의가 아닌 자유에 대한 갈망이다. 부당함에 대항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구름과 아나키스트를 같은 선상에 둔 것도 이에서 비롯된다. 구름은 규정된 것이 아니고, 생각이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구름과 아나키스트는 언어만 다를 뿐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시인은 설명한다.

시에서 강조하는 황홀한 가능성도 이의 연장선이다. 황홀함은 모든 감정의 최고치이고, 가능성은 무엇이든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구름 아나키스트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얽매인 자유가 아닌 진정한 자유다.

시집 전체에 흐르는 또 다른 정서는 슬픔이다. 슬픔을 겪고 난 사람만이 이겨낸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시는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난과 고통을 겪고 이를 통해 뒤엎어버릴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는 것이다.

이숨 시인은 "슬픔은 저와 굉장히 친밀한 감정이다. 나 자신을 만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슬픔의 기저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과 연민이 있다. 모든 감정의 기본 바탕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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