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일반상업지 1100% 적용… 인적드문 상가 임대문의 안내만… 수요적은 외곽은 용적률 낮춰야

8일 오후 경기 여주시 천송동 599 일대 ‘여주KCC스위첸’. 최대 용적률(1천300%)에 가까운 1천100%로 건축돼 높이 49층에 이른다. 허허벌판에 초고층 건물이 우뚝 서 있는 기이한 경관이다. 전원희기자
8일 오후 경기 여주시 천송동 599 일대 ‘여주KCC스위첸’. 최대 용적률(1천300%)에 가까운 1천100%로 건축돼 높이 49층에 이른다. 허허벌판에 초고층 건물이 우뚝 서 있는 기이한 경관이다. 전원희기자

허허벌판에 49층짜리 아파트 3개 동.

8일 오후 경기 여주시 천송동 599 일대 조성된 주상복합 ‘여주KCC스위첸’은 황량한 모습이었다. 이 건물은 여주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일반상업지역 용적률 상한선(1천300%)에 가까운 1천100%로 건축됐다. 대부분 4층 이하 높이로 지어진 주변 상가들과 키 차이가 심해 고작 500m 떨어진 곳에서 봐도 다른 건물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상가는 한적했고 곳곳에 임대문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 채 방치된 녹지가 씁쓸함을 더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있었지만, 이 역시 지나는 사람이 없었다.

4년간 음식점을 운영한 김모(56·여)씨는 "이곳은 유동인구가 없는 편이기 때문에 장사하는 게 쉽지 않다"며 "단골이 끊기면 사실상 가게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법률상 최대 용적률 허용이 기이한 도시 경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고밀 개발된 건축물은 주변과 어우러지지 않게 고층으로 우뚝 서는 이질감을 띠게 된다. 개발 수요가 많지 않은 도심 외곽 지역에선 초고층 건축물이 주변의 개발 수요를 흡수하기 때문에 아예 인근에 건물이 없거나 단층에 가까운 건물만 생긴다.

2012년 경기연구원이 낸 ‘경기도 용적률 현황과 관리방안’ 보고서를 보면 일부 시·군의 용적실현비(조례로 정해진 최대 용적률 대비 실제 건축물의 용적률)는 터무니없이 낮았다. 가평(17.21%), 양평(18.22%), 여주(20.40%), 포천(23.50%), 안성(25.67%) 등 순이었다. 이 지역들 모두 건축물 평균 용적률이 최대치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장윤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용적률은 건축물의 개발 정도를 제한해 지역 내 균형 발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며 "용적률을 지나치게 완화하는 경우 균형 발전을 깨뜨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경기도 특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개발 수요가 낮은 외곽 지역의 용적률은 낮추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박다예·전원희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