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규 경기도의원

추민규 경기도의원
추민규 경기도의원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김민식 군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후 국회에서는 일명 ‘민식이 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고, 이후 ‘너무 과한 처벌이 아니냐’ 또는 ‘어린이 보호를 위한 합당한 조치다’ 등 어린이보호구역 내 법률적 측면에서의 처벌 과중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법률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원천적이고 조화로운 어린이 보호를 위한 다른 대안은 없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없었고 사회적 대안을 찾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의 불통의 시작이었고 깊은 속살은 드러낼 수 없을 정도로 겉모습만 화려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와 신호등 설치 예산 1천억 원을 증액하는 것만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다. 특히 예방보다는 사후 처벌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분도 여전히 의문이다.

올해 8월 경찰청은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있다.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의 경우 25%가 감소했는데 보행자 15.8%, 고령자 18.3% 감소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민식이 법’ 통과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법이 시행된 지 8개월 정도 만에 사망자 숫자가 줄었다는 것만으로 앞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사고가 전혀 없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여전히 사전 예방 차원의 확실한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현실적 대안을 찾기 위한 적극 행정이 중요한 시점에서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다 선제적 예방책으로 최근 첨단 신기술을 장착한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장치 및 시설의 보급 확대가 절실한 것이다.

현재 경기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통약자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사업 내용을 보면 대부분 글씨 블록이나 표지판, 노란신호등, 볼라드 등 일차원적인 단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사업 예산 투입 대비 그 효과성에 의문이 드는 이유다.

보행자의 움직임과 정지 상태를 구분 감지해 보행자 상태 감지 및 각각의 진입 방향에 알맞은 음성경고나 인식성이 높은 시각적 장치를 통해 어린이의 주의력을 높일 수 있는 등 ‘최첨단 스마트 안전시스템’ 도입이 시급함을 이제는 인식하고 제대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최근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보급의 확대로 인해 횡단보도 앞 대기 상태에서 신호등이나 다른 보행자 인식을 못 하는 일명 ‘스몸비족(스마트폰+좀비)’의 사고위험을 감소시켜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특히 이러한 문제점의 대안으로 ‘스마트 LED 바닥 신호등’의 보급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 밖에 횡단보도 대기선을 넘어서는 경우 경고 음성을 안내하는 시스템, 안전 에어봉 등 교통 신기술을 활용하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고, 적극 행정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도 경기도의 몫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필자는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학교 앞 스마트 LED 바닥신호등’ 확대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또 바닥 신호등에 대한 도민 설문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간담회 및 정책토론회, 조례 개정 등 구체적인 예산 반영을 위한 대안들을 찾고자 준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어린이 교통사고 사전 예방을 위해 최첨단 신기술을 활용한, 보다 적극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여전히 예산 문제도 짚어야 할 과제다. 결론으로 보자면,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에 예산을 부각할 수 없지만, 현실은 예산의 충원과 적재적소에 필요한 반영이 공정해야 하기에 고민이 깊다. 더구나 현실의 벽에서 예산 충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도의원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끝으로 아이들의 산만한 주의력을 탓하기 전에 어른들이 나서서 아이들의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가 제안한 ‘스마트 LED 바닥 신호등’ 확대 설치 제안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길 기대하며, ‘아이들의 안전이 곧 대한민국 미래의 안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나’ 개인의 욕심보다는 ‘우리’라는 사고방식으로 진보하길 희망한다.

추민규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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