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심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유형중에는 내향적 감정형이 있고 외향적 감정형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분류해 보면 내향적 감정형은 늘 우울해하거나 의기소침하며 타인과의 대화도 거부하며 어떤 감정을 품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감정을 폭발하는 유형을 말한다. 그와 반대로 외향적 감정형은 특히 여성에게 많은 편인데 생각보다 감정을 우위에 놓고 있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은 감정의 변덕이 심하여 상황에 따라 종잡을 수 없이 자기 감정을 쏟아낸다. 덧붙여 말하면 외향적 감정의 소유자는 잘난 체하며, 기분 내키는 대로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처신한다. 이러한 감정형은 원시적 사고에다 정제되지 않는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때문에 사회 활동이 제약되고,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도 어려운데 연일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가뜩이나 불안한 심리에 짜증을 더해준다. 그 이유는 일부 정치인들의 세치 혀에 대한 이야기다. ‘말이면 다 말이냐’는 말이 있듯이 법무부 장관의 오만한 태도와 말투는 더할 나위 없고 일부 선량님들의 세치 혀가 밥상에 올라 밥맛을 잃어가게 하고 있다. 공인은 일반인들과 달리 대표성을 띠고 있어 모든 행동에 있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히 공석에서 본인의 뜻에 부합되지 않더라도 언어의 표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내뱉는 것은 무슨 배짱인가, 국가를 위해서 인가, 국민을 위해서 인가. 주어진 책무에 대한 것이나 개인적인 일도 잘못된 것은 솔직히 사과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리적 증거나 논리적 표현으로 그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주장해야한다. 그것이 공인의 태도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자신의 이해와 어긋난다고 해서 마음대로 나타 낼 수 없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이성적 판단을 할 줄 안다는 점이다. 이성적 판단은 자기의식 속에 있는 교양을 객관적 견지에서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감정을 억제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제안을 하고자 한다. 현재 정부 각료나 공기관장을 임명할 때 면접을 통하여 인성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 기업체나 사 기관에서는 채용 시 서류심사에 통과 했더라도 면접을 통하여 인간 됨됨이를 평가 한다. 또 조선시대에서도 채용의 기준도 아무리 학문의 경지가 높다하더라도 덕망이 없으면 채용에서 배제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임용하는 자는 서류심사만 할 것이 아니라 인성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 그 뒷받침으로 국회에서는 법을 제정하여 법률적 정통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법이 제정되면 선거의 공헌자를 비롯 내 주변의 인사가 쉽게 자리에 앉을 수 없을 것이다. 더 세심하게 만든다면 함부로 말을 하여 국민의 지탄을 받는 자는 직무중이라도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유아틱한 발상을 해본다. 그러나 그것마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면 국민이 나서면 된다. 유림이나 성균관에서 혹은 권위 있는 단체에서 매 분기 혹은 매년마다 일정한 직급이상의 임용자를, 인품에 대한 평가를 하여 등급을 매겨 일정 수준 이하는 그 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국민 저항운동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에 대한 신용 등급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항 신뢰의 등급을 매길 때 적어도 지금과 같은 막말의 사태는 줄어들 것이다. 이 제안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련지 의문이지만, 또 벌떼 같이 달려드는 벌레들 때문에 농약이라도 뿌려 없애야 하지만 생태계의 파괴라는 해괴한 논리로 아우성을 칠까 두렵다.

김현탁 한국현대문학 연구소 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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