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의 중국시장.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착실한 준비를 거쳐 대박을 터뜨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야반도주(夜半逃走)하는 경우도 있다. 변수가 많은 중국시장에서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자본과 인력, 국제시장 노하우가 비교적 풍부한 대기업도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물며 소규모 기업이라면 중국시장의 벽이 높게만 느껴질 것이다.

군포시의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까다로운 수입규제와 절차, 판로 확보의 어려움이 가로막고 있다.

군포시는 지난해 3월부터 해외자매도시인 중국 린이시에서 군포시 기업의 중국 진출을 추진해왔다.

양 도시간 경제활성화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또한 린이시에 군포시 기업들의 제품 홍보를 위한 군포관을 운영해 왔다.

그 결과 바이어 및 도매상들과의 상담을 통해 2017년 200만 원, 2018년 800만 원, 지난해 천백만 원 등 미미하지만 판매 실적을 거뒀으며, 제품의 이미지 제고 및 중국판로 개척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에서 최근 몇 년사이에 전자상거래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교역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감소했지만,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오히려 26.2% 증가했다.

특히 전자상거래로 인한 수입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지난해에는 2조5천억 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중국의 해외직구족인 하이타오(海淘)족은 지난해보다 400만 명 늘어난 1억5천여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군포시는 이런 중국시장의 판세 변화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비대면 온라인 돌파 전략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언택트 플랫폼 판매방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래서 중국 내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하는 등 군포시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중국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린이시에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규모의 모바일인 위챗을 통해 군포시 중소기업들의 상품을 주문, 배송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망 플랫폼을 구축했다.

산동성에 위치한 린이시는 중국 내 물류 중심지이다. 판매 지역은 중국 전역으로, 14억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온라인 판매 절차는 이렇다. 중국 전역 어디서든 소비자들이 위챗에 QR코드를 이용해 군포브랜드관 모바일 몰에 접속한다. 이어 군포 기업들의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면 끝이다.

2~3일 안에 주문자에게 배달이 가능하다. 그러자면 군포 기업들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린이시에 상품 보관을 위한 전자상거래 보세구역을 확보했다. 주문이 접수되는 대로 주문자에게 상품을 배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셈이다.

다행히 중국이 전자상거래를 1급과 2급 도시에만 허용해 왔으나, 올해 1월에 린이시에서도 전자상거래가 가능해졌다. 또한 린이시 수입상품전시관에 군포시 기업들의 제품을 전시하여 중국 소비자들이 상품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로서도 이점이 많다. 직구 배송으로 물류비용이 중국 내 타지역에 비해 15~20% 정도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시는 우선 관내 10개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화장품, 건강식품, 유아용품, 완구 등 4개 분야 27개 제품의 온라인 주문, 배송을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품목들로 수입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앞으로 제품 종류를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군포시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우수함에도 중국을 포함한 수출실적이 부진한 것은 판로 확보의 어려움과 마케팅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위챗을 통한 온라인 판매망 구축으로 이런 문제점을 해소해서 군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물론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문제점이 나타나면 현실에 맞는 보완책을 마련해서 보다 충실하게 운영해나가겠다. 멀리 내다보면서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임하겠다.

군포시장인 필자는 군포를 작지만 강한 ‘강소도시’로 육성하는 것이 꿈이다. 마찬가지로 군포시 기업들이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군포의 기업들도 지역 내, 한국 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를 기대한다.

그럴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 시와 기업들이 힘을 모아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한국의 ‘강소기업도시’ 군포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한대희 군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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