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미술사업' 공모 말썽… 2명의 작가 직접 시에 문제제기
도용의혹팀 "알바생 실수로 출품"
미세먼지 저감장치에 지역 예술가들의 미술작품을 입히는 부천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중부일보 9월 24일자 18면 보도 등)이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도용 의혹을 받는 작가들은 알바생이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작품을 잘못 보냈다는 입장이다.
20일 부천시와 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예술가를 지원하고자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우리 동네 미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관내 초등학교에 설치된 미세먼지 저감장치에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입히기로 하고 4억 원을 지원한다. 총 3개 팀을 모집하는 공모에 5개 팀이 지원했다.
그러나 출품작 중 일부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A팀이 제출한 작품 3개 중 2개의 작품이 도용 의혹을 받고 있다. 출품작 중 꽃을 형상화 한 작품은 장금수 작가의 ‘수선화’(2019)와 그림체, 색감, 구도 등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 장 작가는 ‘수선화’를 ‘2019년 한일교류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한일교류전은 2002년부터 부천시와 일본 오카야마시 미술인들이 매년 예술작품을 교류하는 전시회다. 이번 사업 공모는 이달 5일부터 시작됐는데, 장 작가는 지난 19일까지 A팀으로부터 작품 사용과 관련된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장 작가는 "이번 공모전에 다른 팀으로 참여했는데 출품작을 확인하다가 뒤늦게 발견했다"며 "같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윤선 작가도 자신의 작품과 같은 것으로 보여지는 작품이 출품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 작가는 유럽 여행을 하며 느낀 감정과 제주도 섭지코지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 봄날의 이미지까지 더해 ‘여정’(2019)을 만들었다. 이 작가는 ‘여정’을 제28회 부천미술제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여정’은 유럽과 제주도 등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만든 작품인데, 공모전에 제 작품이 출품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출품작은 100% 제 작품을 도용한 것이며, 이건 작가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작가는 자신들의 작품을 직접 시에 들고 가 문제를 제기했으며 시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A팀 측은 부천미술협회 알바생이 실수로 이들의 작품을 출품했다는 입장이다.
A팀 관계자는 "부천미협의 알바생이 자료를 정리하다가 두 작가의 작품을 실수로 보냈다"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작가 두 분의 동의를 받으려고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협의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전춘식·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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