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씨티팜이 생기지 않겠어요?" 박정환 에이비씨랩스 대표는 데이터포닉이 미래농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가 언급한 씨티팜은 일종의 아파트형 농장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수경재배 기술이 진화하면서 벼 수경재배도 이제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쌀 농사의 공간적 개념도 논이라는 평면적 형태에서 입체적으로 바뀔 수 있다. 수경재배로 흙이 필요없으니 논의 면적도 이제는 층을 쌓아올려 연면적으로 환원이 가능해지고, 필요한 태양광은 인공광으로 대체하면 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일단 폐쇄된 공간에서 농업이 가능하니 병충해 우려가 없어 친환경적이고, 인공광원으로 생산량과 출하시기 조절도 가능해지죠. 거기다가 유통거리도 짧아지는 이득이 생깁니다."

물론 이는 박정환 대표의 장기 목표다. 박 대표는 씨티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농사와 수확의 개념이 농업과 생산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양자량 조절 기술을 통한 품질과 생산성 확대,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을 분석함으로써 이제는 농업 생산(agriculture-manufacturing)의 시대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디지털포닉을 바탕으로 한 그의 상상력과 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 세대에서는 어렵겠지만 아마 다음 세대는 우주로 여행을 가고, 그 다음 세대는 개척하지 않겠어요. 달에 농장을 만들어 광합성으로 산소를 확보한다. 이런 상상도 언젠간 가능해지지 않을까 믿습니다."

황영민기자
사진=김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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