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새벽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가 승리를 확정한 지 나흘 만인 12일 오전 9시, 당선인 신분이 된 바이든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때마침 이날은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기념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날이라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긴밀한 소통을 바랐고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나라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번영의 핵심축으로 표현하며 방위 공약 유지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이런 와중에 다른 의미로 통화를 살피고자 한다.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달 국내 증시에서 유가증권시장 1조620억 원, 코스닥시장 2천960억 원 등 1조3천580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월별 순매수 규모로 연중 최대치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순매도를 지속하다 7월에 잠깐 매수 우위 기조를 보이더니 8~9월 다시 순매도 전환했다가 10월에 또 돌아섰다.

아울러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상장채권 4조890억 원어치를 사들였으나 3조8천810억 원이 만기 상환돼 총 2천80억 원 순투자를 마크했다. 종류별로는 국채를 5천억 원 순투자했으나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5천억 원 순회수했다. 이번 회에 짚을 포인트는 투자에 있어서도 임팩트가 큰 통화, 그중에서도 외국인이 지난달 순회수한 통화안정증권이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증권인 통안채는 채권처럼 매매가 가능해 통화안정채권으로 부르기도 한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게 효과적이라 금융당국이 시중 유동성을 따져 3개월마다 발행한도를 결정해 통안채를 발행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진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하며 차후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린다. 달러를 가진 외국계 은행도 마찬가지 전략을 구사하는데, 채권시장에 자금 유입이 있어도 환율 변동이 정해진 기준치를 벗어나면 자금이 빠질 수 있어 여기 편승하는 채권시장 참가자들 역시 이들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개인들이 투자를 고심할 재테크 상품으로는 통안채 공모펀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 투자방식을 따온 상품으로 원화는 물론 달러로도 가입 가능하다. 투자자가 달러를 입금하면 운용사가 달러를 원화로 바꿔 통안채에 투자한 후 만기가 되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수익을 돌려주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투자자산을 국공채와 통안채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채권형 인덱스펀드도 있다. 국가 신용등급과 맞먹는 채권 투자로 투자 위험을 최소화했는데 특수채는 예보채 등의 공사채에 주로 돈을 넣으며 특수 은행 채권에도 일부 투자한다. 평균 신용등급 AAA 이상의 편입 자산관리로 신용 리스크를 어느 정도 피한다는 특징도 있다. EMEAP(동아시아 11개국 중앙은행 임원회의) 회원국인 한국, 중국, 싱가포르,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중앙은행들이 아시아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기금인 ABF(Asian Bond Fund)와 연동하기도 한다.

특히나 요즘 상품들은 안정적 수익은 물론 회사채 투자로 추가 운용수익까지 노린다. 이와 함께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 분석으로 채권 종류별 비중을 조절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며 유동성 리스크에도 적절히 대처한다는 게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투자업체들의 설명이다. 펀드 자산의 과반 이상을 평균 듀레이션 1년 이내의 통안채 등에 투자하면서 나머지는 주식, 외환, 채권에 분산 투자해 추가 수익을 꾀하는 상품도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에 중차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 소소하거나 쏠쏠한 희비를 줄 수 있는 재테크상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규모만 다를 뿐, 세계의 경제는 곧 개인의 경제와 같은 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양국 정상 간 통화가 한반도 안정 유지에 있어서도 이자율에 강점을 보이는 장기채처럼 오래 지나도 그 효력을 발휘하는 정담이었길 기대한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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