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연합

경기도가 지난달 양평에서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晛弓)’ 포탄 1발이 민가 인근에 떨어진 오발 사고와 관련, 국방부와 육군본부에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사고 이후 양평군과 주민들이 문제의 용문산사격장을 즉각 폐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군이 적극 나서서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3일 국방부·육군본부 두 기관에 ‘양평군 용문산 사격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 요청’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군이 용문산사격장에서 대전차화기 사격훈련을 하던 중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1발이 표적지를 벗어나 1.5㎞ 거리의 옥천면 용천2리 마을 한복판 논에 떨어져 폭발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폭우가 내려 논에 물이 찬데다 폭발 장소 주변에 주민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국내 방위산업 전시회인 ‘DX 코리아 2020’(Defense Expo Korea 2020) 참가차 방한 중인 외빈 일부가 당시 시범 사격을 참관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도는 공문을 통해 "DX 코리아 2020 행사 일환으로 대전차유도무기(현궁) 시범사격 도중 양평군 용문면 용천2리 마을회관 주변으로 떨어지는 오발사고가 발생했고,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현 용문산 사격장은 지난 10여 년간 사격훈련 중 수차례 유탄(빗나간 탄환), 도비탄(장애물에 맞아 탄도가 바뀐 탄환), 산불 등이 발생해 인근 주민의 생명과 재산피해 등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으로 향후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효적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군 사격장 문제와 관련해 도가 직접 군에 항의성 공문을 보내는 경우는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 양평군과 군민들은 군의 책임을 따지고 나섰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사격훈련 폭발음, 비산먼지, 진동, 오발탄의 두려움을 국가안보를 위해 힘겹게 감내해 왔으나 이젠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용문산사격장을 즉각 폐쇄하고 이전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양평용문산사격장폐쇄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사격장의 위험성을 이유로 폐쇄 요청을 했지만, 국방부는 군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며 용문산사격장의 진·출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같은달 23일에는 군을 규탄하는 범양평군민 집회가 용문산 사격장과 61여단 앞에서 연이어 열리는 등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군에서 아직 오발 사고와 관련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주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안전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사실 (군부대)이전이나 폐쇄가 문제를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답이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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