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2017~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인천 대한항공에 입단한 임동혁(21)이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임동혁은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터라 경험이 적었고, 무엇보다 포지션인 라이트 공격수 자리엔 걸출한 외국인 선수들이 뛰었기 때문에 출전기회가 적었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는 밋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맹활약했고, 지난 시즌엔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가 라이트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달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사실상 퇴출되면서 임동혁이 출전 기회를 얻으며 진가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주전 경쟁 압박에서 다소 벗어난 임동혁은 물오른 모습을 보였다.

강력한 서브와 높은 타점으로 무장한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파괴력으로 대한항공의 6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그는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만 7득점을 기록하는 등 이날 팀 내 최다인 32점에 공격 성공률 63.83%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임동혁은 경기 후 최근 방출된 비예나가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약간 바깥으로 돌아가는 스텝으로 공격했는데, 비예나의 조언을 받고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식으로 수정했다"며 "스텝을 수정했더니 리듬을 잡기 편하더라.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건 비예나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예나는 스텝 외에도 여러 가지 대처 방법을 가르쳐줬다. 매우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비예나는 지난 시즌 득점 및 공격 성공률 1위, 서브 2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비예나에게 시간을 주며 기다렸지만, 올 시즌 안으로 제 기량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의료진 권고에 따라 방출 했다.

비예나는 빠졌지만, 임동혁의 주전 경쟁은 다음 달 다시 시작된다.

대체 외국인 선수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다음 달 입국해 자가격리를 거치면 팀에 합류한다.

요스바니는 레프트와 라이트 자리에서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다.

임동혁은 "요스바니가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는 모르지만, 함께 로테이션을 돈다면 팀 전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보다 서로 힘을 합쳐 우승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원기자 cwoh@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