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의 관광객이 오더라도 그들과 그 나라 말로 인사하고 소통할 수 있죠."

관광통역안내원 김시욱(60) 씨는 30년간 한결같이 관광객들의 길잡이로 경기도의 명소를 소개해왔다. 용인의 한국민속촌부터 경기도관광협회, 수원문화재단 등 여러 기관에서 안내원으로 활동하며 세계 각국 방문객들의 친구가 돼줬다. 김시욱 씨는 1985년에 통역안내원자격증을 취득하고 1990년에 용인의 한국민속촌에서 안내원 생활을 시작했다.

"영어만 20년 이상 공부했어요. 일본어도 20년 이상 공부했죠. 관광객들과 대화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혔죠. 덕분에 여러 나라 언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민속촌 생활은 그에게 안내원으로서 정체성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 씨는 "민속촌 안내는 단순하게 관광지를 알린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통역안내원들은 2~3년 정도 실무를 익힌 뒤 어떻게 안내를 할지 스스로 멘트를 짜고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를 거쳐 간 수많은 관광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한 방문객을 꼽았다. 수원터미널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할 당시 한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사색이 돼 사무실로 찾아왔다. 관광객은 지갑, 여권, 카메라 등 모든 짐을 지하철에 놓고 내렸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김 씨는 지하철 분실물센터를 통해 짐의 위치를 확인하고, 용산역까지 해당 관광객과 동행해 짐을 찾아줬다.

"우리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김시욱이 마음에 들어서 한국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죠. 그분께 도움을 드린 일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김 씨는 휴일도 게을리 보내지 않았다. 휴일 이틀 중 하루는 수원박물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하루는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찾아 공부한다. 안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써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씨는 지식은 늘 채워야 한다고 상조했다.

"제가 한 시간 분량의 안내를 준비했다고 해도, 듣는 사람이 5분밖에 시간이 안 되면 그 시간에 맞춰 안내를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늘 연구하죠. 안내할 때도 남들이 하지 않았던 방식, 새로운 정보를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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