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작년 한해동안 26.8% 올라… 실거래가 역시 두배 가까이 들썩
성남·하남 급등에 전세 수요 몰려… 판교 10분 · 강남 30분 교통도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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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역동 ‘이편한세상광주역’ 6단지 전경. 박다예기자

경기 외곽도시인 광주시 내 아파트가 지난해 전셋값 증감률 높은 순으로 전국 10위를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상승세에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값이 전국을 뒤흔든 지난해 광주 부동산 시장에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

17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전국 아파트 전셋값 자료에 따르면 광주 전셋값 시세는 작년 1월 3.3㎡당 평균 735만5천 원에서 12월로 932만9천 원으로 26.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군·구에서 무려 10위에 드는 성적이다. 가격 자체는 경기 지역 내 16위(12월)로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1년 동안 약진해 19위(1월)에서 3계단 뛰었다.

전세 실거래가도 급격히 올랐다. 오포읍 추자리 ‘오포추자리서희스타힐스’(84.89㎡)는 작년 1월 1억8천만 원(15층)에서 11월 3억5천만 원(13층)으로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역동 ‘이편한세상광주역4단지’(84.90㎡)는 2019년 11월 2억9천만 원(6층)에서 1년 만에 5억5천만 원(2층)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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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역동 ‘이편한세상광주역’ 5단지 전경. 단지 너머로 역동초등학교가 보인다. 박다예기자

업계는 수도권 전세시장 불안으로 서울 강남 등 핵심지의 전셋값이 급등하자 성남, 하남 등 인근지역에서 전세 수요자들이 밀려온 영향으로 분석한다. 경강선이 지나는 경기 광주역을 이용하면 판교은 10여 분, 강남은 30여 분 안으로 도착할 수 있고, 국도 등을 이용해 성남, 용인 등 주변 도시로 자차 출퇴근이 편하다는 이점과 맞물려 경기 외곽까지 저세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법인 등기정보광장의 지역별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보면 작년 광주시 내 확정일자 부여 건수는 1만3천907건으로 직전년도(1만3천25건) 대비 6.8%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시 인구도 늘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12월을 제외한 작년 1~11월 광주시 내 순이동(4천157건)은 2019년(3천653건)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광주시 내 이동(7천50건)보다 다른 시·군·구에서 전입해온 경우(1만3천609건)가 훨씬 많았다. 같은 시·군·구 내 이동(42만3천676건)이 다른 시·군·구에서 전입한 이동(35만4천210건)보다 많은 경기 지역 전체 통계와 차이가 확연했다. 그만큼 다른 행정구역에서 광주시로 유입된 인구 비율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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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역동 ‘이편한세상광주역’ 단지 일대서 보이는 경기 광주역에서 열차가 빠져나가고 있다. 박다예기자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서울과 성남, 하남의 높은 전셋값 부담을 피해 경기 광주로 전입한 세입자가 급증하면서 광주 전셋값이 덩달아 올라가는 분위기"라며 "성남과 하남 등지에 생기는 일자리의 주거 수요가 광주로 몰리는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교통망이 편리해지면서 오포읍과 태전동 등을 중심으로 시세가 껑충 뛰었다"며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싸든 비싸든 물건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남 교산 일대 3기 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면서 아파트 등 주택 뿐만 아니라 상업용 건물의 수요 증가로 광주시 내 부동산 전반이 활기를 띌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광주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을 받는 하남 주민들이 광주시 내 공장건물이나 토지 등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보상금이 풀리면 광주 부동산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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