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최고가인 4천800만 원선을 찍은 비트코인 가격이 확연한 내림세다.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가상화폐의 추이처럼 하락 원인을 명확하게 짚을 순 없으나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때문이라는 진단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이달 19일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장을 찾은 옐런은 가상자산이 주로 불법 거래에 쓰이는 만큼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재무장관 지명자의 비판적 언급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외에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만에 50% 넘게 급등한 데 따른 기술적 조정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주제로 삼기에도 이르고 비트코인에 견줄 바도 아니지만 현재 시기를 전반적인 주가 조정기로 판단해 투자를 보류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회에는 주가 조정기에 가져야 할 바람직한 투자자의 자세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개인투자자들은 고점진입 신호가 보일 때 주식시장에 들어왔다가 조정장에 손실을 입고 빠지는 경우가 많다.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나면 많은 개인들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식투자는 심리싸움이기도 하다. 마치 양극성 장애가 온 것처럼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세상 우울해하다가 반등 조짐이 일면 일확천금의 꿈에 다가선 듯 기뻐하는 등 증시는 마음 여린 투자자들을 과장된 수치적 환각에 빠지게 한다. 게다가 투자 종목을 극단적으로 제한했다면 가격 변동성에 허덕이게 된다.

이런 경우는 자산을 분산해 투자하고 보유하라는 해결책을 어렵지 않게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우면서도 체계적이지 않은 위험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도 대처할 방법이 많지 않다. 예측할 수 없는 증시에서는 기계적인 투자법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큰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 수익을 바랄 수 있는 대표적 방법은 연관관계가 크지 않은 세 가지 이상 업종의 우량 종목에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서 넣고 미리 계획한 목표수익률이나 수익하한선에 도달하면 ‘미련 없이’ 내다파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펀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자산을 적절하게 나눠 목표수익률에 도달한 상품이 있다면 현금화하는 것까지는 동일하나 손실이 생겨 비중이 축소된 경우 추가 매수해 최초 투자 시 정했던 비중에 맞춘다는 차이가 있다. 이 정도의 수고를 감내하면 변동성에 크게 허덕이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조정 이후 주식시장은 여러 방향성을 갖게 된다. 다시 고점을 경신하면서 올라가는 경우는 기업 실적에 기인하는 게 대부분이다. 조정기에는 상당수 종목의 주가흐름이 지지부진해 개별 종목의 저가 매력이 희석되는 까닭에 기업 실적이 두드러진다. 미리 예상됐던 실적 감소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차후에 다시 시작될 실적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흔히 말하는 대세 상승기의 주가 조정은 보통 2~3개월가량이 일반적이지만 모멘텀이 되는 재료에 따라 기간은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 있다.

현재의 증시는 기업 이익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졌다. 개인이 모인 자금력은 어지간한 외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증시의 근간을 조성하고 있다. 조정기는 주가가 단순하게 등락을 거듭하는 기간이 아니다. 비정상적 추이를 보이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시기이자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기간이다. 조정기에 유독 주가가 크게 내려가는 종목은 일시적 기대심리 등으로 고평가됐던 기업인 경우가 많다. 조정기에도 주가 상승세인 종목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어떤 전문가가 얘기를 해도 주가는 기업 실적의 함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게 기업 실적이라 코로나19는 당연한 악재다. 아울러 현재의 흐름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기대 여력으로 전개돼 위험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저금리 시대에 찾아온 조정은 투자습관을 재정비할 기회이기도 하다. 예측보다 대응이라는 투자 격언도 있다. 대응은 경험의 산물이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투자자세가 중요하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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