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조달물품 선정된 수질분석기, 원가 절반 이상이 외국산 재료값… 잔류염소계 등 美·日기업 완제품
조달청 "기준상 직접생산 인정"… 업계 "국산기술 개발 노력에 찬물"
‘원가의 절반 이상이 외산장비값인데 직접생산이 맞다?’
조달청의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 및 조달물품 관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중부일보 2월 18일자 1면 보도)이 계속되고 있다.
우수조달물품에 선정된 수질분석기 원가분석 결과 50% 이상이 외산장비 재료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조달청은 현재 본보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A사의 ‘기타수질분석기 원가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총원가는 4천901만9천200원으로 이중 54.1%인 2천649만5천 원이 수질계측센서 재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의 수질계측센서 구성을 살펴보면 잔류염소계는 일본기업, 탁도계·전기전도도계·수소이온농도(pH·수온 포함)계는 미국기업의 완제품이다.
또 원가분석 자료상 일반관리비와 이윤, 설치비 등을 제외한 실제 제조원가는 4천230만6천547원으로 외산장비 재료비 비율이 제조원가의 62.6%를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달청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국산 부품을 사용한 우수제품(우수조달물품) 지정 경위를 묻는 추 의원의 질문에 "중소기업이 모든 구성품을 직접 제조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서 "A사는 ‘조달청 제조물품 등록 직접생산 확인기준’에 따라 기타수질분석기를 직접생산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즉 수질분석기 주요 구성품이 외산이여도 기업이 직접 생산한 제품으로 인정된다는 것이 조달청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조달청의 공식 답변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다른 수질분석기 제조업체 B사 관계자는 "수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수질분석기 국산화를 이뤄냈는데 다른 회사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외국산 완제품을 조립해 팔아도 직접생산이라 판단하는 조달청의 기준이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된 조달청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3일에 걸쳐 해당 부서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조달청은 답변하지 않았다.
황영민·정성욱기자
[정정 및 반론보도]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제 논란" 관련 보도
본 신문은 2021년 2월 18일자 1면 「완제품 수입해 조립해도 ‘조달청 우수물품’」 , 2월 22일자 1면 「황당한 조달청... "외산조립도 직접생산품"」, 2월 24일자 1면 「‘우수조달’ 수질분석기의 배신」, 3월 2일자 1면 「오작동 논란 ‘수질분석기’ 검토 착수」, 3월 10일자 19면 「3년간 ‘0원’... 우수조달품 규정바뀌자 ‘180억원’ 매출」 제목의 기사 및 인터넷신문 동년 2월 17일자 정치면 「수입 완제품 조립해도 ‘우수물품’...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제 논란 확산」, 2월 21일자 정치면 「황당한 조달청… "외국산 조립제품도 직접생산품"」, 2월 23일자 정치면 「조달청 ‘우수’ 수질분석기의 배신... 수치 차이 크고 측정일 멋대로」, 3월 1일자 정치면 「오작동 논란 ‘수질분석기’ 검토 착수」, 3월 9일자 정치면 「논란의 수질분석기, 우수조달품 규정바뀌자 ‘180억원’ 매출」 제목의 기사에서 ‘수질분석기 조달품목 중 외국산 완제품들이 주요 구성품으로 사용된 제품이 우수조달물품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A사가 생산하는 수질분석기 주요 구성품이 자체 개발한 제품이 아닌 외국에서 수입한 완제품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고, 우수조달물품에 선정된 해당 수질분석기 원가분석 결과 50% 이상이 외산장비 재료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해당 제품이 작동 오류를 보이고 있으며, 현행법상 환경측정기기를 제작할 경우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형식 승인공고에서 A사 제품을 찾아볼 수 없고, A사 제품이 국내 업체가 제작한 또 다른 우수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된 바 있으며, 조달청이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 규정을 개정한 이후 A사 제품의 매출이 18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A사가 구입한 ’탁도계, 잔류염소계, 전기전도도계, 수소이온농도계‘는 완제품이 아닌 부품 또는 부분품이며, 이 부품 또는 부분품에 A사가 여러 가지 국내산 전자부품을 연결하고, 각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구동되도록 하여 최종 수질계측기 완제품을 제조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원산지 표기와 관련하여 대외무역관리규정에 의하면 원산지 판단 시 CIF 가격(도착항 인도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이러한 판단기준에 의하면 A사의 제품 중 수입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95% 정도인 것으로 확인되어, 원산지를 대한민국으로 표기한 것은 현재 규정 상 문제가 되지 않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 A사가 사용하는 탁도계 및 잔류염소계는 수입사에서 이미 형식승인을 받았으므로 A사가 제작한 완제품에 대하여 별도로 형식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확인되었으며, 조달청의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 규정 개정은 A사 매출과 관련이 없고, 본래 180억을 수주 예정이었으나 실제 수질계측기 매출은 15억 원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A사 측은 "작동오류라고 했던 부분은 무시할 만한 수준의 미세한 값이며, A사의 제품은 수질계측기능 이외에도 제염소 투입기, 자동 이토설비, 원격감시 설비등 다양한 수처리장비 연계기능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가격이 2배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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