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학부모 자비 등 물품 마련… 학교측 "선교회 사태 후 관리만 강화"
최정학 교장 "청소년 존재 인식해야"

"미인가 대안학교 학생들도 인천의 청소년입니다. 공공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인천의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공공방역의 사각에 내몰렸다. 학교 방역은 커녕 공교육 학생들에겐 당연한 방역물품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2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의 미인가 대안학교는 22곳으로, 1천400여 명의 학생이 다니고 교직원도 250여 명 근무한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지난해 이 학교들은 공공방역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시청, 군·구에서 방역물품인 손소독제와 방역물품을 지원 받지 못했다.

일부는 시에 민원을 넣어 한두 차례 마스크를 지원 받았으나, 미인가 대안학교 대부분은 학부모들이 자비를 걷거나 아름아름 기부 받은 방역물품으로 지난 1년을 버텨왔다. 올해도 미인가 대안학교는 방역물품 지원 대상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은 교육부가 학업중단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예산이 있는데, 이 가운데 30%를 방역물품 사는 데 쓸 수 있게 기준을 완화했다. 다만 이것 역시 지원금을 요청한 학교만 해당돼 지원 요건이 되지 않는 학교들엔 ‘언감생심’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등 947곳 35만여 학생들에게 필수 방역물품인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스크는 한 학생에 2매, 손소독제는 학급당 3개가 지원된다.

소독 역시 마찬가지다.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물론 어린이집들은 교육·방역당국과 함께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하지만 미인가 대안학교는 지난해 보건소를 통해 한 번, IM선교회 집단 감염이 일어난 뒤 올해 한 번 진행됐다.

인천의 한 미인가 대안학교 관계자는 "민원을 넣지 않는 이상 마스크조차 지원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IM선교회 사태 이후 관리는 강화됐으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평생교육발전 추진단장을 맡았던 최정학 푸른꿈비전스쿨 교장은 "마스크 한 장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의 문제"라며 "관리 주체를 따지기 보다 그곳에 인천의 청소년 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희(정의당, 비례) 인천시의원도 "이곳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해야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이런 부담을 지워서는 안되고, 모두 공공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시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용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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