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어렵다. 알에서 나온 개미들은 지금 장이 얼마나 냉정해 보일지 모르겠다. 증시뿐 아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도 되치기를 당했다. 6천500만 원 이상 치솟다가 지난 23일 1천만 원 이상 빠진 뒤로 나름의 정중동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재 가격이 다소 높은 듯하다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발언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여전한 냉대가 급락을 부추겼다는 얘기도 있지만 단순 조정이라는 견해에 더 많은 이들이 수긍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의 대척점이라 봐도 무방할 금도 국채금리가 내뿜는 기운에 빛이 바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국제 금값은 온스당 1천800달러 아래까지 내려가며 1.5% 가까이 빠졌다. 대조적으로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한때 1.5% 넘게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국채금리 상승은 곧 시중금리 인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금리가 한도 수준에 이르면 중앙은행은 유동성 회수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부양은 유동성 그 자체라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연기금의 매도 여파까지 더해져 시장이 흔들린다는 진단도 충분히 가능하다.

중국의 세금 인상 이슈도 시장에 충격을 줬을 여지가 크다. 증권 거래세를 0.1%에서 0.13%로 올린 홍콩정부의 대책과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중국 은행들의 모기지 금리 인상 탓에 대륙의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풀이가 그것이다. 여기 그치지 않고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 달러 강세 등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신호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당연한 얘기만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지만 이들은 자신의 평판을 위해서라도 사측과 투자자의 입장을 고루 살펴야 하는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이번 증시 충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금리와의 충돌은 어차피 겪어야 할 조정이고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제언이 대다수다.

유동성에 근거해 증시가 돌아갔다면 이제는 기업의 실적에 주안점을 둘 시기이기도 하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빌리면 금리와 기술주는 보통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저금리에서는 기술주가 각광받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부침을 겪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술주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조정이 더 크다고 한다. 기술주가 흔들리면 소비재나 서비스업 관련주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부연도 주목할 만하다. 틈날 때마다 종목 점검하느라 힘에 부쳤다면 장기투자 연습도 할 겸 위험 회치 차원에서 잠시 쉬어가는 방법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증시 불안으로 이미 경험한 개인투자자들도 많겠지만 마이너스 표시를 보고 질겁해 손절과 단타에 나서는 것은 투자자금을 더 날리는 악수일 수도 있다.

단타 매매로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은 철저히 자신의 기준에 맞는 조건에서만 거래한다. 변동 폭이 중소형주보다 크지 않은 대형주 매매는 자제하거나 지수가 크게 급등 및 반등한 채 장이 열리는 날은 피하는 등 다년간의 경험을 내세운다. 단타로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이 처참하고도 아쉽다고 장기투자로 대체하는 우를 저지르는 일도 거의 없다. 이들과 다른 일반 투자자들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서로 다른 자산들은 어떻게든 상관관계에 있으므로 자산들을 분산 배치해 긍정적 풍선효과 같은 수익이라도 노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가 하락 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은 줄이고 채권은 반대로 늘려 안전·위험자산에 모두 배팅하는 응당한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매수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도 아주 나쁜 선택은 아니다. 증시 침체는 언제든 찾아오는 불청객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하락기 이후 시장이 잠시 반등한 것을 잠시 목격한 것만으로 회복기라 성급히 짐작하지 않는 태도도 가져야 한다. 손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다시 증시로 돌아온 셀 수 없이 많은 투자자들은 단타 수준의 잦은 종목 교체로 날린 비용이 하락장에서의 손실보다 크다는 사실을 이미 체험한 인물들이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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