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 자유민주주의 수호 힘 쏟겠다"
대선 1년 앞두고 사의 정치해석… 지지층 겹치는 李지사 위협요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과의 갈등 구도 속에서 야권 대권주자 이미지를 쌓아온 윤 총장이 ‘정권견제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대선판을 뒤흔들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에 들어서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시점은 공교롭게 내년 대선 선거일(3월 9일)의 1년전, 자신의 임기만료 4개월전이며 가깝게는 4·7 재보궐선거를 한달여 앞둔 시점이다. 사의 발표 시기만으로도 정치적 효과가 극대화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에선 후폭풍이 강하게 불 것으로 전망했다.

여권은 윤 총장의 대권주자 경쟁력을 깎아내리면서 향후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윤 총장을 중심으로 정권 견제 심리와 보수 야권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존재감 있는 주자가 없는 야권에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4·7 재보선 이후 가능성이 거론되는 야권발 정계개편과 맞물려 윤 총장을 정권 심판의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생각이다.

대권주자에 대한 윤 총장의 주목도가 올라갈 경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두달째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 나선다면 당장 보수층의 ‘이재명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여권 내 대권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윤 총장과 이 지사는 지지층이 상당수 겹치는데다 중도성향의 부동층 표심이 두 인물을 횡보한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1강’ 이재명 지사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평가라는 것이다.

더욱이 친문(친문재인) 결집도까지 높아지면 민주당 내 대권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기존 여야 정당이 아닌 신당 창당을 통해 향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이전 박근혜 정부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3지대를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 야권 단일화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다.

라다솜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