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슘 기준치의 다섯 배를 넘은 우럭이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세슘 우럭의 존재는 이미 이 일대 바다가 방사성에 오염되었다는 분명한 증거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단 한 건 발생한 특이한 사례라고 부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후쿠시마 일대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계기로 삼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무조건 부인 작전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후쿠시마 산 농·수산물을 규제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데 한국 정부가 수입 규제를 풀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그러면서 우리 언론을 상대로 후쿠시마 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주장하고 있다. 만에 하나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시장에 절대 유통하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특히 미야기현의 멍게를 언급하며 과거 우리나라가 멍게 총생산량의 70%를 수입했는데 더 이상 수입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후쿠시마 일대가 방사성에 오염되어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모두 다 아는 상황인데 근거 없는 안전성을 강조하며 수입 규제를 항변하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과 달리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는 이와 상반된다. 방사성 물질 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구역 대부분이 세슘에 오염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지역의 농·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는가. 일본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후쿠시마 해역에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계획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현재 천 여 개의 대형 탱크에 저장하고 있는데 내년 여름쯤에는 탱크가 포화상태에 달한다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탱크를 증설하여 육상에 보관하려는 계획보다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오염수 검증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나 주변 국가들과의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양 방류가 강행될 경우 그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며 전 지구적 차원의 재앙이 될 것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가장 먼저 반대하는 사람들은 후쿠시마 지역민들이다. 이 지역 주민들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국제 규제기준이나 IAEA(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력만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매우 불합리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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