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은 꿈을 먹고 자란다. 그 꿈은 스타트업을 창업한 후 성장시켜 기업을 공개하고 일국의 경제성장을 도모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쿠팡의 뉴욕증권시장 상장성공과 기업가치 100조 원이란 성취는 한국 벤처역사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쿠팡의 사례에서 몇 가지의 성공요인을 볼 수 있다. 먼저 김범석 쿠팡대표의 창업과정을 보면 정말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사람이다. 기업가정신은 성취욕구, 위험감수성, 혁신성 등으로 구성된다. 물론 연구자에 따라 창의력, 자기통제능력도 포함하여 말하기도 일반적으로 전자를 말한다. 특히 위험감수성은 기업가정신을 대변하는 요인이다.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대표는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한다. 그리고 컨설팅회사에 잠시 근무하다가 창업했다.

대개의 우라나라 기준으로 보면 의아하다. '그런 좋은 학벌로 편안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창업하다니' 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부모도 아직까지는 비슷한 생각이다. 그런데도 창업 후 10%정도만 성공하는 그런 스타트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두 번째로 경험은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우 성공으로 이끄는 확률이 높다. 김범석 대표는 컨설팅사에서 기업들을 컨설팅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통하여 비즈니스의 흐름을 파악했다. 그리고 도전한 것이다.

그 당시는 한국은 아직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이 전자상거래였다. 여전히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쇼핑몰이 대세였던 시절에 E-Commerce라는 비즈니스모델로 창업한 것이다. 쇼핑몰은 사실 진입장벽이 비교적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요즘 시골에서 지역특산물을 쇼핑몰에 올려 파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본다. 모두가 약간의 지식과 팔수 있는 상품이 있으면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 전자상거래인 것이다. 그런데 이를 창업한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감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세 번째로 중요한 요인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를 알아보는 투자가인 것이다. 바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정의 회장은 알리바바에 투자해서 이미 전설적인 대박을 터뜨린 사람이다. 물론 처음투자는 추측건데 김범수대표의 기업가정신과 쿠팡의 비즈모델 가치를 같이 보고 투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커머스 비즈의 경우 진입은 비교적 쉽지만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에 오르기까지는 영업이익으로 이러한 계속된 투자를 할 수 없다. 즉 계속된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쿠팡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로 회원수는 증가하였지만 비즈니스는 적자의 연속이었다. 당시 시장의 소위 내노라는 분석가들은 전통적인 잣대인 이익창출을 못한다는 이유로 쿠팡의 망한 시점을 추정하는 것이 대세였다.

더군다나 한참 돈이 더 필요한 시점에 코로나19가 글로벌 투자시장을 냉각시키면서 자금조달이 더 어려운때였는데 이때 역시 구원투수로 등장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투자한다.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는 2015년 10억 달러, 2018년 20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었다. 공모가를 토대로 주식가치를 계산하면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주식가치는 약 199억 달러(한화 22조6694억 원)가 된다. 소프트뱅크 투자금이 30억 달러(3조4200억)였단 점에서 투자금의 6배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놀라운 금액의 투자성공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쿠팡의 경우 코스닥에 상장하지 않고 미국에 상장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국부유출 논란부터 여전히 수익성 그리고 납품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관행 개선 등이 그런 것이다.

물론 이는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미국 투자가들은 쿠팡의 성장성과 혁신성에 투자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이를 평가하는데 인색하다. 어쨌든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의 성공적인 상장은 미국의 유수 언론에서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미래에 대한 또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역시 찬사를 보낸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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