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한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노민규 기자
최상한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 노민규기자

내년 1월 시행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준비하는 올해가 헌정 이래 최초로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맞이하는 시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됐지만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채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정체, 현재까지 ‘중앙’과 ‘지방’의 수직관계가 이어져왔다는 것이다.

최상한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6일 ‘지방의회 강화 방안 토론회’ 기조강연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치분권은 5·16 군사정변 전후로 구분된다"며 "5·16 군사정변은 4·19 혁명으로 태동하려던 자치분권 정신을 짓밟고 모든 권력과 자본을 수도권에 집중, 오늘날 수도권 초집중화 현상을 발생시켰다"고 진단했다.

최 부위원장은 "효율적인 권력 통제를 위해 단행됐던 수도권, 특히 서울 집중화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폐지 등 지방자치 붕괴는 3천500개에 달하던 당시 자치단체를 현행 226개 수준으로 급감시켰다"며 "우리나라의 기초단체 수는 필리핀(4만2천26개), 프랑스(3만6천763개), 일본(1천772개) 등 선·후진국보다 적다. 이는 기초단체의 미약한 자치입법·행정·재정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중앙정부’, ‘중앙부처’ 등 ‘중앙’의 개념은 ‘지방’을 구별짓고 차별하는 군부독재 시절의 잔재라고 명명, 자치시대 도래를 위해 가장 먼저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위원장은 "‘서울중앙검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 중앙과 지방의 수직적 관계를 방증하는 명칭이 최근 바로잡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같은 명칭을 쓰는 공공기관이 4천여 곳이나 되는 실정"이라며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안착 과정에서 정부, 국회 등에 집중된 권력의 전반을 지자체와 지방의회로 이양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부위원장은 자치분권은 시대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아닌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투쟁해 ‘쟁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범국민참여개헌운동’을 전개, 행정·입법·재정사법 자치권을 확실히 담보하는 개헌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부위원장은 "현 수준의 자치분권 역시 과거 19세기 유럽의 지방의원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을 전개하며 쟁취한 권리"라며 "지방의원 개개인은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 만큼 정부부터 마을까지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호영·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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