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스토킹 범죄가 갈수록 심각한 가운데 스토킹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에서 처음 논의된 지 22년 만이라고 하니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놀랄 일이다. 폭력 행위가 없는 스토킹을 경범죄 정도로 인식했던 탓이 크다. 하지만 스토킹은 피해자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에게까지 상당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주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스토킹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지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물건을 보내는 행위, 피해자 주거지나 주변의 물건들을 훼손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스토킹은 유명인이나 일반인에 상관없이 피해가 발생하지만 유명 연예인의 경우 스토킹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팬으로 시작했다가 비뚤어진 사생팬이 되어 지나친 접근으로 불안감을 주거나 반대로 악플과 비방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집으로 찾아가 가족들까지 협박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모 뮤지컬 배우를 스토킹한 한 스토커는 무려 2년 동안 인터넷 아이디 24개를 이용해 수백 개의 악성 댓글을 올리거나 공연장에 찾아가 만남을 요구하고 협박하기 일쑤였다. 결혼식장에까지 나타나 만남을 요구한 스토커로 인해 고통을 겪은 연예인도 있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스토킹을 당하게 되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악성 댓글에 상처 받은 유명인들이 안타깝게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스토킹 피해는 막대하다. 일반인들 사이에도 스토킹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만남을 거절하는 데이트 폭력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 또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 스토킹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데 피해자 가운데 25%가 남자이며 동성에 의한 스토킹 피해도 상당하다.

스토킹처벌법이 정식 공포되면 6개월 후인 9월부터 시행된다.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되고 최대 징역 5년에 접근금지 조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재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시행에 따른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법 적용을 위한 후속조치를 준비 중이다. 더 이상 스토킹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망 구축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스토킹처벌법 시행으로 스토킹이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란 점을 인식하고 스토커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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