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계절은 항상 존재했고 오면서도 간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고 그러길 바란다.

시시때때로 졸음이 쏟아지지만 다시 기다려야 할 때가 곧 찾아오기에 한창 화창한 봄 날씨가 더 오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다.

다만 올봄 들어 가장 따뜻한 날들의 연속임에도 봄 꽃잎이 개화하는 것만큼이나 일교차 역시 크게 벌어져 건강관리에 바짝 신경 써야 할 요즘이다.

조만간 다가올 여름을 마주하면 올해도 봄이 보름 같이 지나갔다 느끼는 이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봄과 가을은 짧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살짝 차이가 있지만 과거의 3월은 거의 겨울, 5월은 여름에 더 가까웠다. 9월은 여름, 11월은 겨울날씨 같았다.

예나 지금이나 사실상 우리가 봄과 가을로 느끼는 달은 4월, 10월뿐이라고 한다.

이상고온, 한파 등으로 이르거나 늦은 더위나 추위가 찾아와 봄, 가을로 여기는 날이 줄어든 탓이 크다.

다년간 사계를 받아들인 감으로 증시에서의 계절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이슈가 됐던 역대 검색어들을 봐도 계절별로 찾는 주제가 뚜렷하기에 계절별 테마는 재미로라도 볼 이유가 충분하다.

아무리 성장이 기대되는 전도유망한 종목이라도 세간의 시선을 잡아끌지 못하면 증시에서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상 가능하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계절별 테마는 원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얘깃거리가 된다.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봄 황사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황사와 미세먼지로 뒤덮혀 있다. 정선식기자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봄 황사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황사와 미세먼지로 뒤덮혀 있다. 정선식기자

아울러 온갖 테마주가 기승을 부려도 날씨의 경우 전 업종에 영향을 미치기에 테마주라기보다는 각 계절별 특성에 부합하는 종목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이렇게 거창한 것처럼 끄적거렸지만 사실 큰 내용은 없다는 게 이번 편의 함정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유독 대기질에 민감했다. 공기청정(정화)기, 마스크, 필터 등 여과기 관련 업체가 주목받았으나 요즘은 사시사철 미세먼지 때문에 테마의 성격도 살짝 변했다.

인공눈물 등 안과 질환 관련 의료기기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다. 가정의 달인 만큼 어린이날, 어버이날의 수혜를 받는 완구 팬시사업, 홈쇼핑업체, 온라인쇼핑업체, 여행 관련 주가 포함됐었다.

여름은 더위다.

빙과류업체, 냉방기업체는 물론이고 전기·전력설비업체(스마트 그리드)가 우선 해당한다.

방학·휴가시즌인데다가 야외활동이 늘고 보양에 신경을 쓰기도 하는 시기라 주류업체, 닭 등 육류 및 식품가공업체, 게임업체 등도 같이 언급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태풍 관련 테마와 연관이 있다.

농기계, 비료, 농약을 위시한 방역, 폐기물 처리업체가 포함되며 추석 수혜를 보는 홈쇼핑, 온라인쇼핑, 백화점, 배송 및 물류업체 등도 이슈가 된다.

겨울은 추위와 분위기를 타는 계절인지라 에너지 공급, 난방기구, 독감, 영화 관련 업체에 관심을 둔다.

특히나 테마 종목은 선반영이 이뤄지는 증시 특성상 늦어도 1~2개월 전에 미리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여름은 5월에 이미 주가가 정점을 찍고 더위가 시작되는 7~8월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업종별 분류는 그저 보기 편한 나열에 불과하기에 좋든 나쁘든 투자자들의 증시 편입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테마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테마는 항시 위험에 노출돼있고 정형화됐다고도 보기 힘들어 다루는 곳들마다 취급도 상이하다.

테마로 꼽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치는 실적이다.

실적에 앞선 가치는 없기에 업체를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증시를 움직이는 주체들에게 인정을 받은 재료라 하더라도 일시적 테마가 될 수 있을지언정 결국 주가는 종목의 본질에 수렴한다는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주를 다루다 가슴팍을 치게 되는 사례 중 하나가 이 테마 저 테마 두루 살피면서 온갖 흥미를 갖고 투자했다가 고점에 물려 원치 않은 장기투자에 돌입하게 되는 경우다.

테마주 중 부지기수는 세력들의 농간으로 꾸며진다. 테마주 진입 순간이 끝물이고 테마로 만들어진 종목은 기가 막힐 정도의 반전이 나오지 않는 이상 회복이 어렵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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