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상] 문 대통령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 독자개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종합연소시험이 진행된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해 직접 시험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우주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도 우리의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에 실어 우리 땅에서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며 “민관의 역량을 더욱 긴밀히 결집하고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확실하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 대한민국은 세계 7대 우주 강국에 도약할만한 위치에 있을까? 중부일보가 국내외 관련 자료와 전문기관 자문 등을 통해 사실여부를 팩트체크 했다.

[관련보도]

1. 문대통령 “우주개발 과감히 투자…7대 우주강국 도약할 것”(출처: 연합뉴스 3월 25일 보도)

2. 문 대통령 “2030년 달 착륙…7대 우주강국 도약”(출처: 국민일보 3월 25일 보도)

 

[검증방법] 국내외 항공우주산업 자료 분석 및 전문기관 자문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항공우주산업 관련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 국가별 순위를 분석했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항우연)을 통해 우주 강국 기준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검증내용]

<국가별 우주산업 예산 규모 비교>
우주 분야 시장조사 업체인 유로컨설트가 2019년 발표한 정부 우주 프로그램(Government Space Programs)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예산은 5억9천300만 달러(약 6천277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10위(유럽연합 제외)이자 아시아 국가에서는 중국(58억 달러), 일본(31억 달러), 인도(15억 달러)에 이은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요 우주 전문기관 인력·예산 비교>
우주재단(Space Foundation)이 발행한 스페이스 리포트 2020(The Space Report 2020)과 항우연의 2020년 우주산업실태조사 등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인력은 1천39명(2019년 12월 기준), 예산은 4억7천600만 달러(약 5천274억 원)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력은 1만7천396명, 예산은 471억6천900만 달러에 달했으며 독일 우주센터(DLR)은 8천444명의 인력과 15억2천900만 달러의 예산이, 프랑스 우주청(CNES)은 2천400명의 인력과 10억4천4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운영됐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인력은 1천556명, 예산은 30억500만 달러였으며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인력은 NASA와 비슷한 1만7천222명에 달했고 예산은 19억600만 달러였다.

<도표> 국가별 우주산업 예산 및 규모 순위

 

<국가별 항공우주산업 규모>
2018년 에어로 다이내믹(Aero Dynamic)과 틸 그룹(Teal Group)에서 발표한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규모 및 국가 순위(The Global Aerospace Industry Size & Country Rankings) 보고서를 참고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항공우주산업을 개발, 생산, 유지 보수, 수리, 정비 등 항공기 및 우주선 지원과 관련된 모든 활동으로 정의했다.

대한민국은 69억 달러(약 7800억 원)로 전체 16위에 그쳤다. 미국이 전체 1위에 올랐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3위, 612억 달러), 일본(8위, 210억 달러), 인도(10위, 110억 달러), 싱가포르(15위, 72억 달러)가 한국을 앞섰다.
 

<국가별 인공위성 운용 현황>
참여 과학자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인공위성 데이터베이스(Satellite Database)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주에서 운용 중인 인공위성 3천372개 중 한국 국적의 위성은 17개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일본, 인도, 캐나다, 독일,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유럽우주기구, 다국적 소속 위성 제외)에 이은 13번째였다.

<국방기술 분야 우주산업 실태>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2019년 주요국의 무기체계 수준을 분석한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를 참조했다.

이 조사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항공우주 분야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1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이었고 이어 프랑스와 러시아가 공동 2위, 중국이 4위, 영국과 독일이 공동 5위, 일본이 7위, 이스라엘과 이탈리아가 공동 8위 순이었다.
 

<전문기관 자문>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항우연에 자문을 요청했다. 항우연은 우주 강국 포함 요건에 대해 “▶위성 발사체 자력 개발 ▶상시발사 가능 여부 ▶위성 정보 활용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이어 “현재 이 기준을 갖춘 국가는 6개국(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유럽우주국)이며, 대한민국이 오는 10월 자력으로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이를 충족해 우주 강국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과거 이스라엘, 이란, 북한도 발사체를 쏜 적이 있지만, 상시발사가 아니고 연구개발의 목적이라 일회성에 그친다”며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주수송능력과 상시발사 기술을 갖추게 되는데 이를 통해 국격 상승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증결과]  문 대통령의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 발언은 '대체로 사실'

참조한 자료와 조사내용을 종합하면 대한민국은 예산과 기술 등 우주산업 전반에서 10위권 전후에 포함됐다. 또 전문기관 자문을 통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주 강국 포함 요건을 충족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따라서 중부일보는 문 대통령의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 발언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

팩트체크팀/(정영식·이한빛기자)
 

<근거자료>
-Government Space Programs Report. Euroconsult(2019)
-The Space Report 2020. Space Foundation(2020)
-2020년 우주산업실태조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2020)
-The Global Aerospace Industry Size & Country Rankings. Aero Dynamic(2018)
-Satellite Database Satellite Database(www.ucsusa.org/resources/satellite-database)
-국가별 국방과학기술수준 조사서. 국방기술품질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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