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등 10억5천만원 투입 조성… 市와 사무실 대부료 납부 갈등
모범운전자회 관리 계획 차질… 위탁관리단체 아직 못정해 방치

용인 기흥택시쉼터
지난해 2월 문을 연 용인 기흥택시쉼터(기흥구 중부대로 528)의 텅 빈 주차장 모습. 이동구기자

"잘 지어 놨는데 오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 9일 오전, 용인시 기흥택시쉼터 주차장에는 단 한 대의 택시도 없었다. 용인시가 경기도로부터 2억4천5백만 원을 지원받아 모두 10억5천200만 원이 투입된 이곳은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쉼터가 텅 빈 까닭은 관리주체가 없는 탓이라는 게 용인 택시업계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예방수칙으로 임시휴관 중이지만, 개관 일 년이 넘도록 위탁관리단체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1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3시간 단기 공공근로자가 3교대(오전 9시~오후 6시)로 기흥택시쉼터를 관리한다. 하지만 운영시간에도 자동 출입문과 화장실 문은 잠겨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단기 공공근로자를 거쳐야 한다.

준공 당시에는 용인동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기흥지부(모범자회)가 입주해 쉼터를 관리할 계획이었으나 사무실 대부료 문제로 입주가 보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시 공공시설에 입주하는 자는 ‘경기도용인시조례’에 따라 대부료를 시에 지불해야 한다. 시가 택시쉼터 사무실 임대료로 책정한 금액은 연간 500만 원가량이다.

모범자회가 속한 용인시개인택시조합(조합) 관계자는 "이미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에 곧 완공되는 택시복지센터에 입주할 계획이라 대부료를 내면서까지 기흥택시쉼터에 입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시에 24시간 운영에 관한 인건비를 추가로 요청했다"면서 "용인시 법인택시의 70%가 기흥·수지 쪽에 있는데 우리만 관리 책임을 진다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 협의 과정에서 조합 측이 대부료를 내는 대신 위탁관리비를 요청했다"면서 "현재 인건비 등 운영비가 연간 3천여만 원인데, 별도의 예산을 들여 관리비를 지급하는 건 부담"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택시기사들을 위한 시설인 만큼 조합이나 모범자회 측에서 좀 더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충분히 조합 측과 논의해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정식 개관을 하기 전까지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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