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가격리된 시민들에게 전달할 비상식량 세트를 옮기는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지난해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가격리된 시민들에게 전달할 비상식량 세트를 옮기는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인천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자와 취약계층에 지원하던 ‘비상식량세트’ 공급이 중단됐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햇반, 통조림, 즉석식품, 비타민 등이 들어있는 비상식량세트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인천지사는 지난해 2월부터 이달 23일 남동구에 지원한 비상식량세트 50개를 포함해 현재까지 인천 10개 군·구에 모두 1만3천268개의 비상식량세트를 지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와 기부금 부족으로 비상식량세트 전달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인천지사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천지사의 코로나19 누적 기부금 모금액은 2억4천만 원으로, 전국 15개 적십자 지사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그나마 2억 원은 셀트리온에서 기부해 일명 ‘통큰 기부’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같은 시기 전국 15개 지사의 코로나19 평균 기부금 모금액은 20억2천만 원으로 인천의 9배에 달했다.

비상식량세트의 수급 부족은 지난해 9월부터 예견됐다.

당시 전달한 비상식량세트가 누적 1만여 개를 넘어섰고,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추가 지원한 양은 3천여 개 뿐이다.

기부물품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코로나19 누적 기부물품은 8천 만원 상당으로 전국 평균(17억4천만 원 상당)의 0.3% 수준이다. 순위로는 15개 지사 중 14위다.

인천지사 관계자는 "자가격리자 외에도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모금된 코로나19 기부금은 이미 소진됐다"며 "여름에는 태풍이나 장마 피해 등에 대한 지원도 있어 자체 예산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업·시민들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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