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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헤이리의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2021년 기획전 ‘악기 동물원’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경기도와 파주시의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동물과 관련된 악기 55점이 전시된다. 물고기·뱀·악어부터 공작새·재규어·용까지 동물의 모양을 본 따 만든 악기, 당나귀 턱·아르마딜로 등껍질·야마 발톱·겜스복 뿔 등 동물의 신체를 가져다 만든 악기, 개구리나 새, 말의 소리를 내는 악기 등 모양·재료·소리·이름·장식에 동물과 관련된 악기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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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전통 악기 타우스. 사진=세계민속악기박물관

인간은 예술활통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기 주변의 동물들을 모방해 강력함·우아함·신비함을 표현해왔다. 사자의 용맹함, 공작새의 우아함, 용의 신비함 등을 소리나는 물체에 투영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악기에 표현된 여러 동물들의 상징성과 내재된 의미를 악기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동물과의 공존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악어 모양의 하프인 사웅가욱은 미얀마 버마족의 대표 악기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서 자체 개발한 만들기 키트를 통해 자신만의 악어 하프를 만들어볼 수 있다. 최근 민주화운동이 한창인 미얀마의 전통 악기를 만들며 그들이 가진 악어의 의미와 과거 번성했던 버마의 전통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경기도 문화의 날’에는 경기도민에 한해 기획전 무료, 상설전 50% 할인의 혜택도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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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전통악기 차라이나. 사진=세계민속악기박물관

한연선 학예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 문화권에서 차지하는 여러 동물의 상징과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동물과 악기의 다층적 관계와 세계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문화사적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악기 박물관으로 전 세계 120개 국에서 온 2천여 점의 악기와 민속자료를 소장·전시하고 있다. 세계의 악기를 통해 지구촌 곳곳의 역사와 음악 문화를 체험하고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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