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술주들이 대체적으로 약세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의 기염을 토할 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물론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까지 부진에 빠졌다.

해외주식 개인 투자자인 서학개미들에게 금전적 이득을 챙기게 해줬던 애플, 테슬라, 알파벳, 엔비디아, 인텔 등 대표 기술주들도 금리 이슈의 희생양이 됐다.

이제는 손절(주가 하락을 예상해 보유 주식을 매입가 이하로 매도)이나 물타기(보유 주식 가격이 내려갈 때 추가 매입으로 평균매입단가 하락 시도), 줍줍(하락장에서 줍고 또 줍기) 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지금 미국 금융시장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언급 탓에 더욱 큰 리스크가 된 인플레이션 우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른 완화정책 중단, 세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무척 어수선하다.

경기부양책 전개에 따라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는 데는 금리 인상이 효과적이라는 게 옐런의 진단이었다.

특히나 이 발언은 서학개미들 중에서도 기술주에 집중한 투자자들에게 더 큰 두려움을 주고 있다.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와중에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커지면 연준이 금리카드를 건드릴 수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가뜩이나 살얼음 같은 투자환경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고평가된 기술주부터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퍼져있다.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술주는 금리를 고려해 현재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을수록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인 기술주가 타격을 입는다.

주가가 많이 올라 거품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라면 기술주 비중을 줄이는 게 어찌 보면 바른 투자방법이기도 하다.

엎친 데 덮친 건지 세금 문제로 앓는 소리를 내는 개인 투자자들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꺼낸 김에 이번 회엔 세금 얘기를 해보겠다.

지난달 26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이곳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470억7천만 달러로, 2019년 말의 144억5천만 달러보다 225.7% 급증했다.

아울러 작년에 예탁원을 거친 국내 투자자의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1천982억2천만 달러까지 치솟아 2019년 409억8천만 달러 대비 383.9% 폭증했다.
 

뉴욕증시가 글로벌 IT기업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의 트레이더들의 모습. 사진=AP/연합
뉴욕증시가 글로벌 IT기업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의 트레이더들의 모습. 사진=AP/연합

올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를 납부 대상이 급증한 것도 당연지사다.

지난해 해외주식을 매매 거래해 250만 원 이상의 이익이 났다면 이달 한 달간 국세청에 자진 신고해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전례가 없던 해외주식투자양도세 고지에 난감한 투자자들이 많겠지만 시기 내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거짓 신고를 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경우 각각 10%, 20%의 가산세가 붙는다.

여기 그치는 게 아니라 기한 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데 따른 납부불성실가산세율도 일당 0.025%다.

동학개미(국내주식 개인 투자자)도 시기만 다를 뿐이다. 작금의 동학개미는 종목당 보유액 10억 이상이거나 지분율 1% 이상의 대주주가 아니면 주식양도세와 관계가 없었지만 2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작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는 오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신설 조항이 담겼는데 대주주만 해당하던 국내주식양도세 20%(3억 원 초과 시 25%)를 기본공제 제외 후 소액투자자도 부담하게 하는 게 골자다.

기본공제 5천만 원을 초과한 나머지 투자 수익 전액의 20%(지방소득세 2% 추가해 22%)가 양도세로 국가에 귀속된다.

더군다나 기본공제가 있긴 해도 이 항목에 펀드까지 합산해야 하는 만큼 불만이 더 크다. 국내주식과 국내주식 비중 60% 이상인 국내주식형 펀드를 합친 수익에서 5천만 원 기본공제를 제한 나머지 차액에 모두 양도세를 적용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해외주식 등 기타 금융투자소득분 250만 원 기본공제 금액이 동일한 것도 불만요소다.

칼럼을 쓰면서 이렇게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것은 간만이다.

별 의미는 없겠지만 두 가지 주식격언을 말미에 붙이며 글을 맺으려 한다.

"주식을 샀다면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행동하라.", "온종일 시황판을 본다고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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