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 ‘상선 해기사 실습선’인 한나래(HANNARAE)호가 인천항에 들어온 첫날인 11일.

이날 오전 9시 29분께 인천항 1부두 13번 선석에 터그보트(예선)가 한나래호를 밀어주며 접안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인천해사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15년 동안 부산으로 가서 실습선을 타야 했지만, 이날 한나래호 입항으로 인천에서 실습할 수 있게 됐다.

한나래호가 접안하자 갑판원들이 배에 줄을 묶고 반대쪽 줄을 13번 선석에 있는 라인맨(줄잡이)에게 던졌다.

2명의 라인맨은 선수와 선미쪽에서 각각 줄을 선석의 볼라드에 묶어 한나래호를 고정하며 정박 작업을 마쳤다.

다음 과정은 갱웨이(현문사다리)가 13번 선석 바닥에 놓여야 했는데, 13번 선석은 중고차로 꽉 주차돼 있어 쉽지 않았다. 원래는 텅 빈 상태여야 했다.

인천해사고는 이를 액땜으로 치며 한나래호가 좋은 실습선이 될 길조로 받아들였고, 인천항만공사 등에 일부 중고차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며 마침내 오전 10시께 갱웨이가 13번석 바닥에 놓이며 한나래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한나래호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실습선 4척 중 가장 크다.

무게 6천280GT, 전장 109.5m, 폭 17.2m, 최대속력 15노트, 평균속력 14노트이다.

승선정원은 180명으로, 승무원 및 교관 40명, 실습생 140명을 수용하고, 이중 여학생 16명이 이용할 수 있다.

한나래호는 지상 4층, 지하 3층 등 총 7개 층인데, 4층의 조타실에 들어섰더니 조타설 너머 인천항이 웅장하게 보이며 선장이 된 것 처럼 느껴졌다.

학생들은 한나래호가 항해할 때 조타실 내 시뮬레이터를 통해 배의 키를 조종하는 것 같은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컴퍼스 데크에선 학생들이 해양방위를 측정하고 방향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이곳은 앞으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에 좋은 공간으로, 바닥에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CBT룸은 학생들의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한나래호가 항해 중일 때는 관련 영상이 이곳에 있는 컴퓨터에 나타나고, 학생들은 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다. 과거엔 실습선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두 컴퓨터를 이용할 수 없었는데, 한나래호에선 모든 학생이 실습할 수 있다.

여학생들을 위한 침실과 여가실 등의 공간이 눈에 띄었다. 4명이 쓰는 1개의 침실엔 4개의 침대와 캐비넷, 2개의 책상, 화장실, 샤워실, 파우더룸 등이 있다.

신동수 한나래호 선장은 "우리가 가르치고 키워야 할 학생들이 가까이 있다고 느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정구 한나래호 신조사업단장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상환 인천해사고 교장은 "인천해사고 학생들이 지난 15년 동안 관광버스 타고 부산을 오가며 실습받았는데 노심초사할 때가 많았다"며 "인천과 수도권의 학생, 시민들에게 더 좋은 해양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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