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궤 증기기관차·옛 시장관사 등 내달까지 총 4건 등록여부 심의
근현대 문화유산 희소·역사성 갖춰

'꼬마열차'로 불렸던 수인선 협궤열차 모습. 사진=인천시청
'꼬마열차'로 불렸던 수인선 협궤열차 모습. 사진=인천시청

인천시가 일본의 자원수탈 수단으로 사용된 수인선을 달린 ‘협궤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를 시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방침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송학동 옛 시장관사와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수인선 협궤 객차, 협궤 증기기관차 등 4건에 대해 시 등록문화재로 등록할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협궤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가 조성돼 운영된 수인선은 1937년 일제강점기에 소래지역의 소금과 여주지역의 미곡 외에도 농산물, 광물 등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한 식민지 수탈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광복 이후에는 우리나라 산업화 시기에 서해안 오지를 통과하는 노선으로서 서민의 발이 되었고, 박경리의 ‘토지’와 윤후명의 ‘협궤열차 중에서’, 정동수의 ‘눈깔사탕’ 등에서 자주 등장해 학술적 가치도 크다고 시는 설명했다.

소래역사관 광장에 전시되어 있는 ‘수인선 협궤 증기기관차 혀기-7형’은 1927년 6월 14일 수원기관차사무소에서 조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로 알려져 있다.

‘근대문화유산 교통(철도)분야 목록화 조사용역’ 보고서에는 일본 히타치에 의해 제작돼 국내에 반입된 뒤 1927년 수원운전(기관차)사무소에서 조립돼 운영에 활용됐다고 나와 있다. 협궤 증기기관차는 현재 전국에 6량만 현존하고 있어 문화재로 보존할 희귀성이 있다.

협궤 객차 18028호는 1969년 인천공작창에서 제작됐다.

인천공작창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공장으로 경인철도회사에 의해 경인철도 개통 3개월 전인 1899년 6월 17일 인천 동구 송현동 66번지에 설치됐다.

인천공작창은 경인철도의 철도차량과 교량거더 등 일체의 공작을 담당했고, 1899년 경인철도 개통을 위해 미국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모갈형 기관차와 화차를 조립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돼서 도입 철도차량의 조립과 보수를 담당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은 1883년 제물포가 개항하면서 다양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는데,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에 의한 근현대 문화유산이 멸실하거나 훼손되고 있다"며 "협궤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는 희소성과 수인간의 교통수단에 대한 역사성을 고려해 보존하고 등록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