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일본의 밀어붙이기가 심상치 않다.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뒤 삼중수소 농도 등을 측정하는데 그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언론이 보도한 내용으로 일본 내에서도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이유가 너무나 어이가 없다.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걸리는데 그 사이에 이를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이유다. 막무가내 식 발상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오염수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심각한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충분한 삼중수소의 농도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다. 아무리 미개한 국가라도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이웃 국가들은 물론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때에 이처럼 무지할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본 언론들은 오염수에 64종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보관된 오염수의 70%는 삼중수소 외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일본 정부의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도의 장비를 활용하여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하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삼중수소는 기술적으로 제거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측정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은근슬쩍 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 지 충분히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미 바다에 흘려버린 뒤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이 나오면 그 후폭풍과 재앙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두렵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관련 전문위원도 가능하면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하고 방류할 것을 제안했다고 하는데도 이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완전 제거가 불가능한 삼중수소가 함유된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되었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사람들은 일본 국민이다. 그래서 후쿠시마 인근 지역민들의 반발과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의 견해도 무시하고 국민들의 안위도 보장하지 않고 이웃 국가들의 항의에도 귀 닫아버린 일본의 마이웨이 식 행보에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해양 생태계 파괴로 우리 국민의 건강은 물론 특히 수산업 종사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비상식적인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 자체에 대한 전면 재고가 필요하며 국제원자력기구나 미국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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