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관극장 모습. 사진=연합
애관극장 모습. 사진=연합

인천시의회가 애관극장 건물 매입 방안 마련을 요구하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민사회와 민관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애관극장 매입 방안에 대한 논의를 모아달라고 했다.

안병배(중구1) 시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시의회 제271회 1회 정례회 4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애관극장 건물 매입에 대한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애관극장 측에서는 매입가격으로 130억 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의 탁상감정가는 40억 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다"며 "이 때문에 시가 문화예술적 가치를 평가 기준에 포함해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극장주가 원하는 가격과는 여전히 차이가 많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관 극장을 매입하는 데 시의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도시공사에서 도시재생 1호사업으로 진행한 ‘이음1977’처럼, 애관극장의 매입과 리모델링을 도시재생 2호 사업의 대상으로 논의해볼 수도 있다"며 "기업 후원과 시민 모금, 인천문화재단 기금 활용 등 애관극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구 개항로에 있는 애관극장은 126년 역사를 이어온 한국 최초의 실내극장으로 인천의 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애관극장은 전쟁과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주변 극장들이 사라져가는 동안 홀로 살아남아 개항장을 지켜왔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관객 수가 크게 줄어 경영난이 심화돼 매물로 나오는 위기를 맞았다.

이에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모임(애사모)’을 중심으로 극장 지키기 운동이 확산됐고, 시는 시의회, ‘애사모’회원들과 ‘애관극장 보존 및 활용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27일 첫 회의를 가졌다. 시가 애관극장 매입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감정평가 결과는 이달 말에 나올 예정이다.

안 의원은 앞서 지난달에 열린 제 270회 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도 신상발언을 통해 매각 위기에 처해있는 애관극장을 공공 역사자산으로 선정하고 극장 매입비용을 추경에 편성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애관극장은 인천문화역사에 기여도와 의미가 큰 건물로, 보존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다만 시장이라고 해도 애관극장 매입을 위해 법률을 위반할 수는 없다. 시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민관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민관협의체에서 자산 취득의 당위성 등에 대해 논의했고, 다음달 8일에는 애관극장 활용 방안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한다"며 "민관협의체에서 소유주를 설득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논의를 모아 달라"고 말했다.

박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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