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6시부터 사적모임 2인 제한… 손님들 발길 끊긴 식당가 '한산'
일부 "직원도 구했는데 날벼락"… 근로자 "자리 잃을까 걱정" 토로

12일 오후 수원역 주변 한 맥줏집 입구에는 ‘3인 이상 입장이 제한된다’는 안내 문구가 세워져 있다. 박용규기자
12일 오후 수원역 주변 한 맥줏집 입구에는 ‘3인 이상 입장이 제한된다’는 안내 문구가 세워져 있다. 박용규기자

"이번 달 월세 내긴 글렀습니다."

12일부터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이날 오후 수원시 권선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업주 A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평상시라면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왔지만, 식당에 마련된 테이블은 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A씨는 어디선가 날아온 모기 한 마리에 화를 풀 듯 전기 파리채를 휘둘렀지만 잘 잡히지 않자 "이제는 하다못해 모기까지 사람을 우습게 본다"고 푸념했다. 농담인 듯 아닌 듯한 이 말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몇 달째 월세를 밀리고 있다는 A씨의 한탄스러운 마음이 담겨있는 듯했다.

장기화 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은 몇 주 전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다는 얘기가 나왔던터라 일전의 거리두기에 비해 충격이 더 큰 분위기였다.

수원역에서 라면집을 운영하는 곽모(44)씨는 "오늘부터 거리두기가 강화된다고 들었다"며 "오후 6시부터 2인까지 인원을 제한하는 건 그냥 장사하지 말고 문을 닫으라는 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식당에는 시간보다 인원 제한이 문제라 매출에 큰 타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맥줏집을 운영하는 윤모(41)씨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다는 소식에 아르바이트생을 새로 뽑고 손님 맞을 준비를 끝냈지만, 다시 이들을 내보내야 해 미안하다"며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 가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수원역 주변 모습. 박용규기자
12일 오후 수원역 주변 모습. 박용규기자

아르바이트생들도 고용 불안 걱정에 깊은 한숨이다. 최근 방학을 맞아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구했던 대학생들은 자리를 잃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수원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김모(22)씨는 "지난 주말 손님이 평소보다 40%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예전 영업 시간제한이 시작될 때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이 절반가량 줄었다. 또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평일 낮 시간을 고려해도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는 가게들도 있었다. 한 자영업자는 "너무 심란해 아무 말 하고 싶지 않다"고 손을 내젓기도 했다.

한편, 12일부터 2주간 서울·경기·인천(강화·옹진군 제외) 등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해 오는 25일까지 유지한다. 이에 오후 6시 이전 4인,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 모임을 할 수 있다. 결혼식·장례식 등은 친족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으며, 유흥시설 집합금지는 유지된다.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개인은 10만 원, 사업장에서는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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