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인건비 감당하기 버거워
소상공인 57% '휴·폐업 고민'… 수도권 59%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문을 연 수원 인계동의 한 편의점주 A씨는 코로나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인근에 대형 호텔과 결혼식장, 사무실 등이 모여있어 오픈 초기에는 장사가 좀 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매출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황은 이렇지만 고정돼 있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A씨는 폐업을 선택했다.

#수원 인계동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B씨는 나름 TV에도 방송되며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 식당을 이달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식당을 운영한지 6년 만이다. B씨는 영업시간 제한 및 인원 제한 등 매번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더 이상은 버티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죄인이라도 된건지 정부는 자영업자 목줄만 옥죄는 듯 하다"며 "정부는 앉아서 헬스장 BPM만 따지는 공무원들에게 나가서 식사 한끼 먹고 오라고 지시라도 해달라. 이제는 버틸 힘이 없다"고 허탈해 했다.
 

지난 15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이 폐업해 철거되고 있는 모습. 윤진현기자
지난 15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이 폐업해 철거되고 있는 모습. 윤진현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소상공인들이 휴·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긴급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영업의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 중 57.3%가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이중 수도권에 위치한 가게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은 58.6%, 지방에 거주중인 소상공인은 55.8%를 차지했다.

이들은 성수기로 여겨지던 7~8월 매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수도권에 거주 중인 소상공인의 67.3%가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 이전에 진행됐던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방역수칙 완화 움직임과 백신접종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아 수도권 거주 소상공인은 매출 16.4%(4천594만 원) 증가, 지방 거주 소상공인은 12.5%(5천143만 원) 늘어날 것으로 응답했었다.

코로나 19 발생 전후 기간동안 7~8월 합산 매출을 비교하자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에는 평균 7천919만 원이었으나 지난 2020년에는 평균 4천234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에 비해 약 46.5% 감소한 수치다.

응답자들은 매출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으로 89.6%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지적했으며, 소비심리 위축(6.0%)도 꼽았다.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와 강화된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소상공인들은 더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본격화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 급락이 불가피하다"며 "매출 절벽을 직면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이들의 피해지원을 위한 손실보상을 확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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