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인 이천시는 그간 보수색이 짙었음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색이 초강세를 보인 변혁 그 자체였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6.1지방선거 이천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직 엄태준 시장의 수성이냐 아니면 다수 거론되는 국민의힘의 신승이냐로 분석되는 모양새다.

선거는 역시 프레임 전쟁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표심의 향배는 지방선거에 앞서 3월 9일 치러질 대선 결과가 방향타로 작용할 공산이 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준석 신드롬’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市, 도농복합도시로 보수색 짙어
지난 지방선거 엄 시장 선출 이변
국민의힘 '이준석 효과' 변수 예상

엄태준, 시장 재선가도에 '정조준'
시민과 적극 스킨십으로 소통행보
김정수, 물밑서 출마 여부 저울질

◇더불어민주당=현역인 엄태준(58) 이천시장의 재선가도에 뚜렷한 경쟁자는 없어 보인다. 이천시 최초의 민선시장이라는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엄 시장과 공천장을 놓고 경쟁할 인물로 김정수 전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장고를 거듭하면서 여론 속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엄태준 시장은 이천시 백사면 출신으로 단국대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고시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해 오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돼 민선7기를 이끌고 있다.

엄 시장은 재선에 조준선 정렬을 맞추고 단 한 명의 시민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기 위해 관내 400개 넘는 마을을 직접 찾아가는가 하면 거리에 파라솔을 펴 놓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 ‘소통시장’이라는 평도 받는다.

최근엔 민주당 이천지역위 한 고위 관계자가 "‘엄태준 시장 재선만들기’에 상당수의 당원동지가 뜻을 모은 것 같다"라면서 "현재까지는 뚜렷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쟁자가 나타날 경우 당연히 공정한 공천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밑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는 김정수(65) 전 지역위원장이 주변과의 의견 조율 등을 위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경우 양자구도가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지만 아직은 미지수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 역시 백사면 출신으로 경희대 행정학 석사로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아직까지 결정한 것은 없지만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지인들과도 다각적인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혀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한 지인은 "(민주당 이천지역위에 대한)지역 여론이 지난 선거 때와는 달리 부정적인 시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현재 농업에 전념하면서 초심 그대로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다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서 송석준 재선의원 탄생
국민의힘 같은 당 시장만들기 총력

김경희, 부시장 경력으로 배수진
김학원 "12년 의정… 민심 잘 알아"
오형선 "복지·교육 등 행정 조화"
유동혁 "아이들 행복한 이천 조성"
최형근, 풍부한 행정경험 주무기
문기흡, 젊은세대 표심 공략 심혈

◇국민의힘=지난 지방선거에서 약세를 보였으나 총선에서 송석준 국회의원을 재선의원으로 만들어 내면서 같은 당 시장 만들기에 어느 때보다 강한 결집력으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천시장 공천장 경쟁구도로 6명이 조준선 정렬을 맞춘 가운데 김경희(66) 전 이천부시장, 김학원(57) 이천시의회 부의장, 문기흡(55) 이천장학회 사무국장, 오형선(63) 전 대법원 이사관, 유동혁(55) 전 총경, 최형근(62) 전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등 6명은 일찌감치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9급 신화의 주인공 김경희 전 부시장은 검증된 능력과 경륜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는 가운데 ‘3번은 지지 않을 것’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그간 준비한 것과 또 새롭게 준비한 혁신적 이천발전안을 들고 "늘 시민 곁에 있었던 만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원 부의장은 3선 시의원으로 이천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12년 의정활동을 통해 밑바닥 민심을 잘 알고 있다"면서 "거창한 발전 논리 보다는 진정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함께 일궈내는 것이 시민이 원하는 이천시의 미래다"라고 밝히며 공천장을 정조준했다.

오형선 전 이사관은 "이천시가 참다운 행복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변에 그늘진 곳이 없어야 한다. 그런 복지정책과 더불어 교육과 문화가 잘 어우러진 행복한 이천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에 올인할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유동혁 전 총경은 경찰대 법학과,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법학석사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싶은 이천만들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일찌감치 발품을 팔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교육, 레저, 일자리 등과 관련한 문제로 이천시를 떠나는 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다각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떠나고 싶지 않은 이천, 찾아 오고 싶은 이천시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근 전 기획관은 동경대 대학원 농업자원경제학 석사로 다방면의 행정경험을 주무기로 장착한 가운데 "오늘에 내가 있을 수 있도록 키워 준 고향 이천에 이젠 그 사랑에 대해 보답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더 밝은 미래를 시민과 함께 만들 자신이 있다"고 피력했다.

문기흡사무국장은 "다음 세대가 살고 싶어 하는 이천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인 우리가 그만한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일자리, 교육, 문화 등 다방면의 총체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미래 안정적인 이천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히면서 젊은층 표심 공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현호 전 도의원, 황충현 전 부발읍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한 법조인의 출마설에 지역정가의 시선을 모았으나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이천시장 선거 관전 포인트=내년 3·9대선 결과나 이준석 신드롬’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 당연시되면서도 일선 민심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기초의원들의 부도덕한 행태에 성난 민심을 어떻게 추스르냐가 표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일부 기초의원들에 대한 자격 시비와 함께 이들에 대한 내년 지방선거 공천불가론까지 이어지자 결국 이 민심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이천시장이라는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엄 시장이 4년의 임기동안 뭘 했는지라는 지적보다는 지근거리에 있는 측근들의 각종 구설수에 더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다수의 공천경쟁 구도로 흥행몰이는 가능할지 몰라도 후보군 개개인의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라는 ‘검증론’이 표심잡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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