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해상수단 여객선 잇단 운항 중단…도서주민들, 안정적 이동권 보장 불가능
중국 웨이하이시간 국제여객선 항로개설 추진…환황해권 해상교통·관광 중심지 도약 다짐

섬으로 이뤄진 인천 옹진군은 북한의 도발이 잦아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린다.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과,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을 겪었다. 2009년 11월에도 대청해전이 벌어졌다. 또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이 터졌고, 그해 11월에는 해병대원 18명과 민간인 5명 등 23명의 사상자를 낸 연평도 포격사건이 이어졌다. 다행히 2018년 4월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며, 옹진군은 비로소 ‘평화의 바다와 기회의 땅’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런 평화의 흐름을 타고 취임한 장정민 인천 옹진군수는 ‘군민이 행복한 기회의 땅 옹진’을 군정목표로 삼고, ‘차별 없는 옹진, 풍요로운 옹진, 평화로운 옹진’을 만들기 위해 섬 곳곳을 누비면서 옹진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장 군수는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임기 내에 공약을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 8천273억6천300만 원을 확보해 놓았다. 이는 당초 계획 7천231억3천200만 원보다 14.41%나 초과한 규모다. 앞서 장 군수는 취임 2년 만에 전국의 군 단위 기초단체 8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어촌 행정서비스 개선도 평가에서 옹진군을 당당히 1위에 올려놓았다.

장 군수는 "그동안 주민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계획하고 실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복지와 교육, 환경, 경제 문제들을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왔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렸던 옹진군을 평화의 바다, 기회의 땅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군민이 행복한 옹진군을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정민 인천옹진군수1
장정민 인천옹진군수1

-기초단체 간 협의회 회장직을 맡은 의미는

"옹진군 영흥면에는 화력발전소인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가 있는데 주민들은 화력발전소에서 뿜어대는 대기환경 오염물질에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보장하면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화력발전소가 들어 서 있는 전국의 기초단체와 손을 맞잡았다. 2020년 전국의 7개 기초단체와 협력해 ‘화력발전소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는 계기가 됐다. 화력발전소 주변지역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 지역자원시설세 인상과 발전소 기본지원 사업비 인상, 미세먼지 대책 추진, 주민 건강·환경권 보장, 발전소와 주민 간 갈등 해소 등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또 전국의 10개 기초단체가 설립한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의 회장도 맡았는데, 연안여객선 출항통제 기준의 합리적 개선과 연안여객선 운임 지원 확대, 수자원보호구역 해제 및 규제 완화, 수산물 소형 저온저장시설 전기요금 체계 개편, 공유수면법 일부 개정, 해운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 등을 시도하고 있다."

-백령공항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는

"옹진군의 섬은 풍랑이 거세거나 안개가 짙게 깔리면 유일한 해상교통수단인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다. 그래서 인천~백령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대체교통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백령공항’ 건설을 추진했다. 현재 백령도를 오가는 교통수단은 낮에만 운항하는 여객선 3척이 유일하다. 이들 여객선은 지난해에 풍랑과 안개의 영향으로 88일이나 운항이 중단됐다. 올해도 4월 말 기준으로 31일이나 결항했다. 백령공항은 행정안전부가 2020년 7월에 발표한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 최우선 과제로 선정됐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2016년 5월에 발표한 ‘제5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에 ‘소형공항’으로 추가 반영됐다. 교통 소외지역인 도서지역에 보편적 이동기본권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기본 골자다. 이는 해상교통수단이 유일한 백령도에 대체교통수단으로 항공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공항부지는 솔개지구 간척지로 정했는데 이미 국토부의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값이 2.19로 평가돼 사업성을 인정받았고, 환경갈등도 없는 데다 사업성이 높은 셈이다. 백령공항은 50인승 여객기 5대를 운용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총사업비는 1천740억 원으로, 울릉공항 6천633억 원, 흑산공항 1천835억 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에서 2차례나 부결됐다. 그러나 백령공항이건설되면 군부대와도 같이 쓸 수 있는 공항이라 전략적으로도 상당히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백령공항은 단순히 이동의 편의문제가 아니라 도서주민들의 안정적인 이동권과 일일생활권 보장, 응급상황으로부터 생면을 보호받을 권리, 또 지리적 위치에 따른 국방전력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등 그 효용과 가치가 매우 크다. 올해 하반기에 백령공항건설 사업이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장정민 인천옹진군수2
장정민 인천옹진군수2

-인천~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건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지난달 12일 ‘인천~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지원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실시했다. 대형여객선을 도입·운영하는 선사에 10년간 12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기존 운항하던 2천 t급 여객선보다 대형선박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 대상 선박기준을 국내총 t수 기준 2천 t 이상 카페리선에서 국제총 t수 기준 3천 t 이상, 국내총 t수 기준 2천 t 이상을 동시에 충족하는 카페리선으로 변경했다.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중고 대형여객선 도입지원,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공영제 운영, 백령 오전출항 여객선 대형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형여객선의 운항 공백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도서민들의 해상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하고, 지역 내 해상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

"백령~중국 웨이하이시 간 국제여객선 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항로가 개설되면 백령도가 중국과 남·북한을 아우르는 환황해권 해상교통과 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항공운송수단(PAV) 특별자유화구역에 선정된 자월도~이작도~덕적도 해상은 다양한 PAV산업 서비스가 실현되면 도서지역 주민들의 편의와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농수산물 유통 지원을 확대하고, 농수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옹진군 농·수·특산물 쇼핑몰도 운영하고 농수산물 저장시설(DSC)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작물 다목적 공정육묘장을 신설하고, 농업인 월급제 도입을 시도한다. 어민들을 위해 꽃게·새우 등 도서별로 특화된 수산물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해삼 양식단지 조성사업과 수산종자 방류사업을 추진해 어업경쟁력도 높인다. 지역특산품 브랜드도 개발하고, 덕적군도 유람선 운영 등 어촌의 새로운 소득창출 창구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고 도서지역별로 특화된 관광콘텐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적도에 해양치유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며, 자월도에 50억 원을 투입해 별을 볼 수 있는 달빛바람 천문공원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갯벌을 활용한 축제를 발굴하고 도서지역 생태관광자원도 개발한다. 접경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한 평화안보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DMZ 한반도 평화벨트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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